feat. 도서 '트라우마는 어떻게 유전되는가'
말로 설명할 수 있다면 트라우마가 아니다.
설명이 가능하다는 것은 사고의 과정을 걸쳐 의식의 한 부분이 되었다는 것이다.
원인과 결과로 소화된 기억은 트라우마라 할 수 없다.
트라우마는 파편으로 쪼개져 무의식에 가라앉은 이미지와 신체의 감각이다.
경험을 떠올리게 하는 자극을 받으면 되살아난다.
특정한 사람이나 상황을 의식하지 못한 채 익숙한 과거를 되풀이하게 된다.
프로이트는 과거를 되풀이하는 패턴을 ‘반복 강박’이라고 불렀다.
해결되지 않은 상태를 되풀이하여 경험함으로써 문제를 바로잡으려는 시도이다.
과거의 사건을 재 경험하려는 이 무의식적 충동은 해소되지 않은 가족 트라우마가 이후 세대에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메커니즘이기도 하다.
해결되지 못한 기억은 마치 미제 사건처럼 무의식에 파편으로 남아있다가 삶의 표면에 다시 떠오른다.
우리는 이것을 운명이나 운으로 착각한다.
익숙하기에 이상함을 느끼지 못한다.
무의식에 저장된 기억이라는 것을 의식하지 못하면 같은 패턴을 반복하게 된다.
그리고 대물림된다.
개인의 트라우마는 단지 한 사람에게만 고여 있지 않는다.
부모일 경우 반드시 자녀에게 영향을 미친다.
자녀가 자라 부모가 되면 같은 패턴이 반복된다.
한 세대가 소화할 수 없는 전쟁, 학살, 살인 같은 사건은 많은 세대를 걸쳐 영향을 미친다.
이것이 가족체적 트라우마이다. 무엇이 먼저냐를 따질 수 없다.
인간은 기계와 같다.
깨어나지 않는 한 그는 자동적으로 삶을 살아간다.
- 게오르기 구르지예프 -
가족체 안의 익숙하고도 왜곡된 흐름은 한 사람의 깨어난 구성원, 즉 무의식적 기억임을 자각한 사람에 의해 질서가 회복될 수 있다.
무의식적 기억을 자각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를 도서 ‘트라우마는 어떻게 유전되는가’에서 찾을 수 있다.
1. 핵심 불평을 적는다.
2. 부모에 관한 핵심 묘사를 찾는다.
3. 지금 가장 두려운 일, 즉 핵심 문장을 적는다.
누구에게나 내면에 흐르는 가장 큰 두려움이 있다.
그것을 마주 보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다.
아무 일도 하지 않을 때 통증이 밀려오는 것은 아마도 이 때문일 것이다.
자유의 길에서는 가장 먼저 ‘멈춤’을 요구한다.
멈추어 마음을 보는 일은 쉽지 않다.
표면 의식으로 올라오는 오래된 고통들을 다시 느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주 보고 포함하지 않는다면 사나운 개에 쫓기 듯, 불안하고 두려운 마음으로 살게 된다.
이것을 유산으로 물려주지 않으려면 멈추어 바라보는 고통에 기꺼이 참여하여야 한다.
위의 세 가지에 답해보는 것 만으로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 하나 ‘가족 세우기’라는 테라피가 있다.
독일의 심리 치유 대가인 버트 헬링거가 창시한 심리치유기법이다.
이미지로 펼쳐지는 가족체적 무의식을 보면서 무질서로 얽힌 관계를 해소하고 동의와 포함의 질서로 나아가는 작업을 하게 된다.
대리인을 세워서 가족체적 역동을 본다는 점에서 일반 상담과는 큰 차이가 있다.
표면 의식의 작업만으로는 의미 있는 변화에 이르기 어렵다.
반복되는 기계적인 삶에서 벗어나기 원한다면 무의식에 깔려 있는 그림을 보아야 한다.
인식되지는 않지만 저변 깊은 곳에서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그림을 질서에 맞게 정렬하는 것이 무의식 정화이며, 진짜 ‘나’를 찾아가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