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쓰는 여행가
갓 태어난 별을 찾아 자장가를 불러주던
어미 등에 업혀 보던 꽃등처럼
미풍에 감겨 졸고 있는
흰 꽃들을 본다
어느새 환해진 봄밤 너머로
젖몸살 앓는 저 꽃들
아가 입에 물리면 단물처럼 젖이
뚝뚝 흐를 저 꽃들
며칠이 지나도록 실직을 말하지 못한 사내가
거리를 헤집던 저녁나절
누구 하나 죽어도 모를 깜깜한 시절이라며
근조라 쓴 한지 등을 떠올리다
두런두런 찬 없는 밥상을 차릴 식구들에게
돌아가야겠다
돌아가야겠다
서두르는 발걸음에
어깨를 토닥이는 두툼한 손바닥
어서 가라며 손 흔드는 바람결에
뛰어가는 꽃무리 속
활짝 웃는 하얀 덧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