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쓰는 여행가
아이들이 흩어지네
부서지는 물방울처럼
도망치는 물고기처럼
사방으로 튀어 오르네
반가워라
동네 어귀 물놀이터
투명한 물과 눈 부신 햇살을
누구라도 골고루 나누는 곳
반짝이는 아이들이
쩔쩔 끓는 태양도 씹어 삼킬 듯
더위의 무게에도 눌리지 않는
8월 한복판
물방울을 가볍게 털어내는 래시가드처럼
구김살 하나 없이
아이야,
네게 달려드는 슬픔도 밀어냈으면
머리 위로 쏟아지는 물방울이 작아져
손톱만큼만 울고
매일의 터전이 탄성 바닥 같아서
넘어져도 흉터 없는 나날이기를
여름의 기도는 웃음소리 같아라
동네 물놀이터가 세상 전부인 듯
배부르게 웃는 아이들 틈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