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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의 기원

시 쓰는 여행가

by 지유


우물이 있었으면 바랬던 적이 있네

옆모습이 아름다운 얼굴 하나

혼자만 들여다보고 싶었다네


밤의 수목원이 지녔던 푸른빛을

기억하네

거기 손을 잡고 거닐던 두 사람


더 이상 헤어질 일이 없는 사람이고

싶었으나

수목원의 숲은 시들어

혼자만 떠올리는 그 많은 밤들


매일 갓 생겨난 슬픔이

묵은 슬픔을 밀어낼 때마다

푸른곰팡이 같은 웅덩이가 생겨났네


물웅덩이는 홀로 깊어져

푸른빛의 우물로 자라기 시작했네


남은 생은 상처가 아무는 데 쓰일 것이나

더는 옆모습은 아닌 얼굴

만질 수 없는 얼굴을 들여다보는

소원처럼 우물 하나를 지니게 되었다네



<사진출처. 네이버 블로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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