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쓰는 여행가
좁다란 다리 위를 걷다가
바람을 타고 난간
이쪽에서 저쪽으로 건너가던
거미줄이 얼굴에 닿았다
귀찮은 듯 떼어내려다 문득,
거미의 필사적인 활강이거나
내일 아침거리를 걱정하는 그물이 아닌가
멈칫한다
보이지 않는 암벽을 오르는 깜깜함처럼
밤새 다리 위를 오가는 거미의 한숨이
불빛 아래 눈물처럼 반짝거린다
저녁 무렵 집으로 돌아오던
아버지의 구부정한 어깨처럼
둥그런 거미줄이 다리를 건너간다
♤사진 출처. 모두 네이버.
여행을 사랑하고 글을 씁니다. 소박한 행복, 사람이 주는 따뜻함, 사소한 것들에 대한 다른 시선을 전하고 싶어요. 김선수. bestsunsoo@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