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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가지 않고 바다를 보는 법

시 쓰는 여행가

by 지유


서울역 광장 물웅덩이에

비둘기 한마리가

발장구를 치고 있었네


마침 물속에 하늘이 들어와

가늘어진 햇살이 빗금을 긋고

구름까지 적당한 맑은 날이었네


비둘기에게는 거기가 바다지

하늘 날 일없이, 구구

바다 갈 일없이, 구구


어디서든 바다를 떠올리면

그곳이 바다가 되는 거지,

구구구


파도는 일지 않는

잔잔한 구구해


마음 속에 저마다의

바다를 지닌 채

걸어가는 사람들 사이


내 눈에만 보이는

구구해에서 헤엄치는

비둘기를 보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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