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탄생이라 쓰고 식구의 탄생이라 읽는다
식구와 가족
제목은 들어봤던 영화였지요.
'김태용 감독이라..., 유명 여배우인 탕웨이의 남편, 영화 '만추(2010)' 감독?'
큰 기대를 하지 않고 클릭했습니다.
그런데요, 이런 이런...! 2006년에 나온 영화인데 나는 왜 이제야 이 영화를 보았단 말인가!
착함을 위한 착한 캐릭터만도 아니고, 나쁨을 위한 나쁜 캐릭터만도 아니고, 모든 캐릭터들에 수긍이 가는 것이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식구의 의미를 다시 떠올리게 되어 좋았습니다.
지금 내 가족이 맘에 안 들고 불만이신가요?
Go르고 Go른 영화, 고고영화 '가족의 탄생'을 본 제 느낌을 전해봅니다.
아버지가 어디서 꼬맹이를 데려와서는 '야도 이제 우리 식구다.' 시집 온 며느리에게 '너도 이제 우리 식구다.'
미묘하지만 '식구'를 써야 할 곳에는 '식구'를 딱 써야 제맛이 난다.
사전을 찾아보니 '식구'는 [같은 집에서 살며 끼니를 함께 하는 사람]이란다.
그럼 '가족'은?
가족은 [부부를 중심으로 하여 그로부터 생겨난 아들, 딸, 손자, 손녀 등으로 구성된 집단]이란다.
어느 초등교사가 들려준 이야기가 떠오른다.
급식 시간에 학생들에게 '얘들아, 오늘 급식에는 나물이랑 된장찌개가 나왔네. 꼭 집밥 같다.'라고 말하니, 몇몇 학생들이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묻더란다.
- 집밥이 뭐예요?
- 집에서 먹는 밥, 집밥. 몰라?
- 근데, 왜 이게 집에서 먹는 밥이에요?
- 집에서 엄마가 해주는 밥 같지 않니? 갓 지은 따뜻한 밥이랑 금방 끓인 뜨끈한 찌개랑.
- 우리 집에서는 이런 거 안 먹는데요. 우유랑 샌드위치, 피자, 뭐 그런 거 먹는데요.
- 그래도, 집에서 가족들이랑 다 같이 모였을 때는 밥이랑 반찬에 먹을 때 있잖아.
- 다 모였을 때는 밖에서 먹는데요. 보통 때는 형이랑 그냥 시켜먹어요.
- 우리 집은 다 배달시켜 먹어요. 아침도 배달 와요.
오.마이.갓! 큰 일이네.
동그란 밥상에 모두 둘러앉아 수저 소리 달그락 거리며 먹던 그 집밥이 사라지고 있다. 식구가 사라지고 있다.
다음 중 1번과 2번 중 나는 어느 쪽을 택하고 싶은가요?
1번) 가족은 아니지만 식구이다
2번) 식구는 아니지만 가족이다.
가족의 탄생이라고 쓰고 식구의 탄생이라고 읽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