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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여행 Dec 17. 2018

[GoGo 맛집_남포동] 프롤로그

부산 토박이의 남포동 맛집 이야기

남포동 맛집 이야기 - 프롤로그
자갈치에서 바라 본 바다 전경 ⓒ 행복여행

바다와 산이 있는 부산 여행, KTX 시대가 열리면서 전국의 여행객들이 부산으로 몰려들었지요.


여행객들이 몰려들면서 그저 그랬던 식당들이 부산 사람들도 놀랄 정도로 전국적으로 유명해지더라고요. 부산 토박이로서 덩달아 뿌듯해했어요.


그런데요, 자갈치에서 회 한 접시 먹으려다 바가지를 옴팡 썼다. 먹자골목이 유명하다고 갔는데 지저분했다. 어느 식당에서는 반찬 더 달라고 했다가 눈치만 받았다.  


이런 안타까운 소식들도 들리더라고요. 남포동에서 관광객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부산 토박이들이 알음알음 찾아가는 맛있고, 저렴하고, 친절한 맛집을 추천해 드릴려고 해요. 부산 토박이로서 고르고 고른 남포동 맛집 이야기입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지요? 남포동 맛집은 아는 만큼 맛있답니다. 남포동의 맛집의 역사를 먼저 짚어볼게요.    

 



부산 토박이들에게 '남포동'하면 연령대별로 떠올리는 장면이 달라요.

 

#1. 

50년대에 젊은 시절을 보낸 70,80대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은 피난민 시절을 떠 올리시지요. 가끔 일제시대 이야기도 나오는데요 주로 영도다리 아래에서 전쟁통에 헤어진 가족 찾는 이야기부터 나옵니다. 피난민들의 판잣집 이야기도 빠지지 않지요.

현인 노래비 ⓒ 행복여행

영도다리 입구에 노래하는 동상, 현인 노래비가 있어요. 어느 날 현인 노래비 앞은 지나는데요, 할아버지 한분이 현인 동상을 꼭 안으시고는 한참이나 노래를 듣고 계시더라고요.


이 세대 분들이 아시는 가게는 거의 맛집의 단군 신화 수준입니다. 서울깍두기(Since 1945), 18번 완당(Since 1948), 곰장어집 성일집(Since 1950), 회비빔국수집 할매국수(Since 1951), 중국집 옥생관(Since 1951), 냉면집 원산면옥(Since 1952), 모밀국수집 중앙 모밀(Since 1956) 등등을 찾을 수 있어요. 참고로 여전히 앉은뱅이 의자에 앉아서 먹는 창선동 먹자 골목을 1950년 5월에 정식 개장했다고 해요.      


#2. 

50대 후반 부터 70대 초반 아버지와 어머니들은 60년대에 젊은 시절을 보내셨지요. 자갈치 시장을 주로 이야기하셔요. 질퍽거리는 자갈치 시장에서 빨간 대야 하나 놓고 고등어 장사를 했다며 그때 장사를 계속해서 가게 자리 하나라도 받았어야 했는데 자식들 키우느라고 빨간 대야를 거두어 버렸다는, 이와 유사한 이야기는 집집마다 단골 스토리더라고요.


부산에서 가장 오래 된 빵집인 백구당(Since 1959) 세대라고 할 수 있어요. 여고시절 이야기 하시면서 세라복 입고 백구당 갔다는 얘기를 자주 하시지요. 그 때 먹은 단팥빵과 크림빵 맛은 잊을 수 없다고 하셔요. 60년대부터 이어져 오는 식당으로는 중국집 동화반점(Since 1960), 우동집 종각집(Since 1965), 돼지국밥집 신창국밥(Since 1969) 등등이 있지요.  

자갈치 시장 ⓒ 행복여행

 #3. 

3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 엄마와 아빠들은 한마디로 비엔씨(Since 1983) 빵집 세대에요. 나름 부모님 용돈 받고 남포동에 나와서 놀았던 세대이지요. 친구들을 만난다하면 무조건 남포동 비엔씨(B&C, Bread and Cake) 앞에서 만났어요. 덕분에 소개팅 당사자들이 바뀌는 재미난 에피소드들도 간간이 들렸구요. 


부산이 제2의 도시로써 전성기를 누렸던 7,80년대에 식당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같아요. 남포수제비(Since 1972),  낙지볶음 개미집(Since 1975), 남포동 사해방(Since 1979), 중국집 화국반점(Since 1980), 순두부집 돌고래(Since 1982) 등등이 있지요. 

남포동 먹자 골목 ⓒ 행복여행

#4. 

10,20대 학생들은 길거리 음식들이 가득한 비프광장과 깡통 야시장을 이야기를 하지요. 구도심 부흥 프로젝트로 다시 전성기를 맞이한 남포동 키즈라고 할까요? 블로그나 인스타그램 등 소셜 네트워크가 주는 정보를 따라서 찾아다니지요. 가끔 '사람들이 저 집에 왜 저렇게 줄을 서 있지?'하고 궁금해서 자세히 들여다보면 대학생들이 모두 스마트폰을 들고 서 있더라고요.

남포동 비프 광장 ⓒ 행복여행




요즘은 소셜 네트워크에 소개된 가게 중심으로 사람들이 찾아가는 것 같아요. 개업 때부터 작정하고 소셜 네트워크 마케팅을 시작한 가게가 어느새 맛집으로 자리 잡고요, TV 방송에 출연한 가게는 전국구로 나아가면서 급이 달라지더라고요.


안타까운 점은 이렇게 전국적인 유명 맛집으로 등극함과 동시에 부산 토박이들은 발길을 옮겨요. '줄 서서까지 먹고 싶을 정도는 아니다. 양이 많이 줄었다. 맛이 예전같지 않다. 불친절하다' 등등 이유를 남기며 씁쓸하게 돌아서는 것같아요. 은근 평일에 한산하다가 주말에 반짝하는 집들도 있고요, 관광객들이 거의 90% 차지하는 곳도 있어요.


남포동 인근에 알음 알음 입소문 타고 자리 잡은 가게 중에 잘 살펴보면 오래된 유명한 가게라고 손꼽히지는 않지만 오히려 그런 손꼽히는 가게보다 더 괜찮은 집도 많아요. 맛, 가격, 친절! 삼박자를 골고루 갖춘 Go르고 Go는 남포동 맛집을 추천해 드릴게요.  


부산 토박이가 들려드리는 남포동 맛집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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