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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ny Im Jul 26. 2020

[면접 팁] 2. 실컷 자랑하고 잘~ 팔아라

제 인생 최고 베스트셀러를 들고 왔습니다.

'외국계 기업 10+년차가 들려주는 면접 이야기'

중 두번째 팁!


 면접에선 내가 상품이다. 내 인생 최고의 베스트셀러라 생각하고 실컷 자랑하고 잘~ 팔아라.




            한국인들이 유독 힘들어하는 것이 있다. 겸손의 미덕에 대해 항상 강조하는 문화 특성상 본인에 대해 이야기하라고 멍석을 깔아주면 부끄러워한다. 꼭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는데 면접 자리에선 나 자체가 상품이라는 점이다. 나는 상품이기도 하고 동시에 판매자이기도 하다.


         홈쇼핑 채널을 보다 보면 이 상품 안사면 손해일 것 같은 기분이 들지 않나? 처음엔 필요 없는 것 같았는데 현란한 말빨에 어느덧 고개가 끄덕여지고 손이 저절로 움직여 주문하게 되는 마법. 지금 주문하지않으면 놓치고 후회할것 같아 '이건 질러야해~' 라고 강하게 느끼는 그 끌림! 가끔 과장 광고인 것 같은 때도 있지만 사실 우리는 면접 자리에서 그 정도로 뻔뻔해질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뻔뻔해져야 평타 칠 듯)


내가 나 자신에 대한 자신이 없으면 상대도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나라는 사람과 내가 그동안 해온 일과 성과에 대해 자신을 가지고, 내 인생의 베스트셀러 상품이라 생각하고 실컷 자랑하고 잘~ 팔아야 한다.




        당연히 면접 내용에는 거짓이 없어야 하고 허황되고 심하게 과장된 멘트들은 조심해야 한다. 지원한 자리의 특성과 면접관 개개인의 성향에 따라 싫어할 수도 있으니 눈치껏 끼를 부려야 하긴 하다. 내가 이 꼭지에서 강조하고 싶은 점은 대부분의 한국인 특성상

나라는 사람과 내가 그간 해온 일에 대한 성과를 너무 과소평가하거나 상대가 칭찬할 때 몸을 베베꼬며 '아이~ 아니에요. 운이 좋았습니다. 그때 같이 일한분들이 잘하신 덕분이죠.' 이런 식으로 셀프 후려치기를 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리고 면접 끝나고 나와서 뒤늦게 '아~ 이것도 어필해볼걸.' 후회하지 말고 멍석 깔아주었을 때 실컷 나에 대한 이야기를 하라는 것이다.




       면접 시에 빠지지 않는 단골 질문이 있다. 대부분 면접 마지막 끝 마무리 전에 어디 한번 어필해봐~ 하고 물어보는 질문이다. '다른 후보자들과 다른 점이 뭐고 우리가 왜 당신을 뽑아야 하죠?' 서로 질문하고 답하는 긴 잽 훅훅~ 잽! 잽잽 훅~ 탐색전이 끝나고 가장 마지막에 어퍼컷을 날릴 수 있는 기회다. 마무리가 좋으면 사람들은 전체적인 경험까지 좋았다고 좀 더 미화하여 기억하기에 이때를 잘 활용해야 한다.


        나의 경우는 면접관과의 Q&A 를 통해 얻어낸 내용을 토대로 면접동안 오간 이야기를 한번 싹 정리한다. 그리고 내가 그의 가려운 곳을 어떻게 긁어줄 수 있을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지난 면접 중 한가지를 예로 들어보겠다. (똑똑하게 질문하는 법은 다른 꼭지에서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한국지사 대표님이 질문했다. '우리가 왜 당신을 뽑아야하죠?'


    '지금 이회사 구조를 보면 잦은 구조 변경으로 인해 중간 다리 역할을 할 사람이 없네요. 대표님은 미국인이라 한국인 직원들과 소통이 쉽지않고, 그 밑에 5~10년간 다닌 오래된 팀장급들은 이곳에서만 일을 해서 다른 잘나가는 외국계들이 어떻게 일을 하는지 모르고 변화가 두려워 안정적으로만 일을하고 싶어할게 뻔하고, 제일 밑에 사원과 대리급들은 너무 주니어라 코칭해줄 가이드가 필요해요.


제가 이 모두를 아우르는 커뮤니케이션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전 마케팅, 세일즈, 기획 등등 세일즈사이클 한바퀴를 다 돌아봐서 각 팀별 문제도 잘알고 어떻게 협업해야하는지 잘 알고 있어요. 나이 많은 씨니어분들과도 일 많이해봐서 어려워하지않고 영어랑 한국어 둘다 잘되니 사장님이 가려워 하는곳 제가 긁어드릴 수 있죠.


다른 헤드들보다 상대적으로 어리니 주니어들도 절 좀더 편하게 생각할테고 팀장이라고 앉아서 기획만하고 주니어들을 부리는게 아니라 큰그림을 보고 그에 따른 세부적인 플랜을 짜고 그들과 함께 직접 발로 뛸 수 있는 실무자 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세일즈도 중요하지만 캐시카우인 기존 고객 관리도 무시할수 없습니다. 원래 전통적으로 이 자리가 대부분 기혼여성이 오퍼레이션 적인 업무만 해왔던 자리라면, 저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일할겁니다. 숫자를 #1. 으로 생각하고 그저 계약 연장에 그치는게 아니라 up sell / cross sell ( 기존 고객에게 신제품 등을 추가 영업) 을 해서 돈벌어다 드릴게요. 그렇지 않으면 시장의 후발주자들한테 계속 고객 뺏기고 있는 상황인데 점점 더 어려워질 겁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사장님이 올해 회사 구조와 영업전략 바꾸신건 정말 잘하신 거에요. 하지만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가시려면 정말 힘드실텐데.. 화이팅!!' 두주먹 쥐고 홧팅홧팅! 하며 웃으며 농담 반 진담 반 응원 멘트를 하고 당당하게 악수청하고 한시간 반의 1:1 면접을 마무리 했다.


이렇듯 현재 이 회사의 문제, 이 자리에서 해야하는 일,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에대해 싹 정리를 해주면 (물론 언급하지않은 디테일들이 많지만 대략적인 내용은 저랬다.) 나를 뽑아야 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하던 면접관에게 확신을 줄 수 있다.


요기까진 국내용 순한 맛 버전이고, 혹 외국인 임원과의 면접이면 한술 더 떠서 '나 안뽑으면 후회할걸?' 이라고 농담을 던지고 크게 웃는다. 면접이라도 우리는 지금 대화중이고, 모든 대화에 약간의 유머는 양념으로 필요한 법이니까 ;)




나를 어필할 때 말의 뉘앙스도 중요하다. 대부분 사람들은 '절 뽑아주시면 정말 열심히 하겠습니다~ 지켜봐주세요.'라고 마지막 멘트를 날린다. 잊지 마라. 열심히 하는 건 기본이고 회사는 바로 뽑아먹을 (?)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


특히나 과정보다 성과 중심인 외국계 회사에서는 실력이 제일 중요하기에
'지금 나 안뽑으면 너희 회사는 망할거야!' 라는 느낌을 줘야한다.
열심히 할테니 저 좀 데려가 주세요~ 가 아니라.


 



이렇게 제 인생 베스트셀러를 들고왔습니다. 한번 보시죠! 하고 당당하게 지난 몇십년간 준비해온 '나' 라는 상품을 팔아보자. 다른 후보자들과의 비교는 면접관 몫이고 서로 핏이 잘 맞는지 알아서 판단할테니 나는 집에가는 길에 뒤늦게 아쉽지 않도록 열~심히 자기 PR 을 하면 된다. 뻔뻔하다 싶을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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