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 많고 예민한 아이를 키운다는 건…
201호는 겁이 많습니다.
아주아주 어릴 때부터 그랬어요. 10개월쯤이었나.. 하루는 아무것도 없는데 저에게 다가오지 못하고 울고 있더랬죠.
왜 그런가 살펴보니 자기 앞에 가로놓인 선풍기 전선이 무서워서 지나오지 못하고 우는 거였어요.
그래서 걸음마도 느리고, 미끄럼틀은 타지도 못하고, 그네도 5살은 돼서야 겨우 타기 시작했었답니다..
환경에 대한 적응도 시간이 꽤 걸리는 편인 201호는 어린이집도 유치원도 초등학교도 모두 새 학기엔 늘 눈물바람이었어요.
변화를 극히 싫어하고 불편해하고 힘들어해서 솔직히 저는 좀 이해하기 힘들었어요. 전 한 번도 그래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부끄럽게도, 말로는 “그랬구나.. 힘들었겠구나..”라고 해줬지만 사실 그건 책으로 배운 공감이었을 것 같습니다…
그랬던 201호가 중학생이 되었습니다.
방학 때부터 중학교에 가는 부담감을 호소하던 아이였어서 새 학기가 다가올수록 저의 답답함도 함께 올라오기 시작했어요. 뭐가 그리 힘들까. 아직 닥치지도 않았는데.. 이해할 수 없었지만 사춘기에 접어드는 시기라 그렇겠거니.. 하면서 아이의 투정을 그저 징징거림으로 듣고 한귀로 흘리거나 그저 괜찮을거다, 쓸데없이 미리 걱정마라 는 조언 혹은 잔소리로 넘겼더랬습니다.
그러던 중 막내의 입원으로 저는 큰아이의 새 학기를 함께 준비할 수 없게 되었죠. 그저 아이에게 맡겨놓을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그저 잘하고 있겠거니.. 루틴에 맞춰 생활은 하고 있으니 별 문제없겠거니.. 하고 지냈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아이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어요. 새 학기, 상급학교, 모르는 친구들, 과목마다 바뀌는 선생님들, 중학생이라는 단어 자체에서 오는 버거움 등등.. 아이를 옥죄어오는 것들이 한둘이 아니었던 듯합니다.
그런데 엄마마저 없으니 아이는 하소연할 데도 없고 큰 애 특유의 책임감으로 엄마 걱정 시키지 않으려고 나름의 노력을 했었던 것 같았습니다. 애써 아무 일 없는 척, 그저 버티고 있었던 것뿐이었어요.
하지만 엄마가 돌아오고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던 201호는 그동안의 서러움을 폭발시키기 시작했습니다.
그제야 저는 아이가 버티고 있던 그 시간들이, 밝음 뒤에 감춰진 그 그늘이 얼마나 위태롭고 깊었는지 뒤늦게 알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