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후 목표가 뭐냐고?
객실승무원 · 캐빈승무원
Cabin Crew · Stewardess · Flight Attendant
→ 항공기 안에서 안전과 보안 업무를 담당하고, 승객에게 서비스하는 승무원
"겉보기엔 화려해 보이지만, 승무원 그 직업 되게 힘든 일이다?"
요즘 직장 다니냐는 질문에, 항공사 다닌다고 하면 어른들은 가끔 이런 말씀을 하신다.
힘든 직업인데, 잘 해낼 수 있겠냐고-.
어른들의 우려에 일정 부분 공감하는 편이다.
왜냐하면, 입사할 때는 밝은 미소와 의사소통이 가능한 외국어 실력, 그리고 서비스 경험 등을 주로 보지만, 실질적으로 근무하면서 가장 많이 요구되는 것이 "바지런한" 생활 및 업무 태도이기 때문이다.
부지런해야 한다는 건, 그만큼 근무 중 챙겨야 하는 것들이 많고, 몸이 피곤하다는 뜻이 될 수 있다.
건강할 수 없는 여건에서 내 건강을 챙기고, 극단적으로 유동적인 출퇴근 시간을 준수하고, 긴 비행시간 동안 필요한 서류들, 물품들을 매 비행 체크하고, MERS(메르스)와 같은 질병이 돌면 질병관리본부로부터 내려오는 지령들을 숙지 후 업무에 적용해야 하기 때문에 매일 새로이 업데이트되는 공지사항들을 숙지해야 한다.
이 일을 하면 할수록, 시간'관리'와 자기'관리'가 승무원 일을 계속하려면 꼭 필요하다고 느끼게 된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승무원의 '관리'는 피부관리, 화장법, 다이어트와 같은 것이지만, 실로 중요한 것은 스트레스 관리와 체력관리이다.
잠을 제대로 잘 수 없고, 식사를 제때에 할 수 없고, 보이는 것들이 중요하기에 감당해야 하는 발설할 수도 없이 자잘한 스트레스들이 직장생활 적응을 어렵게 만든다.
입사 전에는 느끼지 못하는 것들을 미리 고려해 보면, 입사 후에는 힘든 부분들을 조금 더 잘 이겨낼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직업이든 고충이 없는 직업은 없다.
대외적으로 노출되는 승무원의 업무나 역할이 한정적인데, 승무원이 되고 난 후 어떤 승무원이 되고 싶냐고 구체적으로 물으면 막상 떠오르는 답변은 몇 가지 없다.
"10년 후에는 객실을 총괄하는 믿음직스러운 사무장이 되어있을 제 미래를 꿈꿉니다."
"다른 승무원들의 훈련을 담당하는 교관으로 후배들의 모범이 되겠습니다."
반듯하고, 포부 넘치는 답변이지만, 앞 지원자가 이미 말하고 있을지 모르는 대답이다.
다르게 생각해 보려면, 적어도 직급 체계나 내가 맡게 되는 업무적인 책임 정도는 알아야 '내'가 이 항공사에서 어떤 모습으로 성장하고 싶은지 그려볼 수 있지 않을까?
아래에 내가 알고 있는 선에서, 승무원의 직업생활에 대한 정리를 덧붙여 두었다.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되도록 간단히 적어보았어요.)
업무에 관하여
- 비상상황 대비 업무 ex. 비상탈출
- 객실 안전과 보안 업무
- 승객의 요청을 지원하는 업무
- 객실 내, 진행되는 서비스 업무
듀티에 관하여
- 아이템 듀티 > 밀체크 듀티 > 판매 듀티 > 방송 듀티 > 객실 총괄 듀티
- 일반 승무원 > 부사무장 > 사무장 > 훈련 교관 > 보직 승무원
- 인턴 > 사원 > 대리 > 과장 > 차장 > 부장
정년에 관하여
- 65세
급여에 관하여
- 호봉제에 기반을 둔 '기본급'
- 비행시간에 따라 책정되는 '비행수당'
- 기타 '교통비', '체류수당', '식대' 등
▶ 항공사마다 상이하지만, 보통 평균적인 인턴 월급은 200~250/250~300만 원 정도라고 알고 있다.
스케줄에 관하여
- 국토부 권고 휴무 일수: 1개월 기준 9일 Off
- 야간 수당과 일반 비행 수당이 나뉘는 만큼 불규칙한 스케줄
속사정에 관하여
- '오늘' 비행과 '내일' 비행 사이에 승무원들이 충분히 쉴 수 있도록 일정 시간의 간격이 주어지지만, 규칙적이지 못한 수면 패턴으로 근무 전, 잠 못 이루는 승무원들이 많다.
- 잠을 잘 조절하는 승무원분들은 4시간 정도 씩 끊어서 자거나 낮잠을 2시간 정도 잘 수 있게 몸을 많이 움직이다가 호텔로 돌아와 잠을 청한다.
- 회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평균적인 한 달 비행시간은 80~90시간 정도라는 통계가 있다. 하지만, 적게는 (저비용항공사 기준) 70시간, 많게는 (대형항공사 기준) 100시간이 넘는 비행을 하게 되기도 한다.
- 비행기가 결항 혹은 연착이 되면, 승객만 힘든 것이 아니라 '비행기 엔진이 가동되지 않는' 그 시간 동안 승무원들은 비행수당 없이 승객들에게 사죄의 말을 드리게 되고, 온갖 비난들을 받게 된다. (그러니 가엽게 여겨 너무 심한 언행은 거두어 주시길...)
제가 이 직업을 선택하게 된 솔직한 이유
1) 야근, 특근, 잔업이 없다.
2) 비행기 안에서의 일을 집으로 까지 끌고 와서 머리 싸매지 않아도 된다.
3) 자의에 의해서든, 타의에 의해서든 미소 짓게 되는 직업이다.
(웃다 보면 행복해진다는 말에 동의하는 편이었고, 감정노동은 오피스에서도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어디서든 일어나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좋은 의도의 감정노동이라면 기꺼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4) 급여가 결코 적지 않다.
5) 오피스룩에 대해 고민할 필요 없다.
제가 느끼기에, 가까이 와 닿는 "입사 후 포부"
1) 지치지 않는 에너지로, 함께 일하는 선후배 동료분들께 즐거움을 주는 승무원이 되고 싶다.
+) 사례 ex. 타국에서의 어려움을 긍정적인 방식으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이겨낸 경험 등
2) 꼼꼼한 업무 태도로, 새로운 업무도 빠르게 적응해 나가는 막내 승무원이 되겠다.
+) 사례 ex. 서비스직 아르바이트를 할 때, 신메뉴가 나와서 메뉴를 꼼꼼히 숙지한 후 고객을 응대하였는데, 고객이 만족하였고, 나 역시 일하는 보람을 느꼈다.
3) 기본에 충실한 승무원으로 오래 일하고 싶다.
+) 사례 ex. 어떠한 흔들림에도 포기하지 않고, 끈기 있게 꾸준히 오래 뭔가를 해낸 경험.
앞 선 글에서, 진로와 객실 승무원에 대해 다루겠다고 약속했는데, 그 진로 고민에 대해서는 자세히 다루지 못했습니다. 사실 누가 대신해줄 수 없는 고민이기에, 그저 이 직업의 특성을 설명하는 게 최선이 아닐까 결론짓게 됐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 직업을 선택하기에 앞서 고민하고 있을 때, 제 대학 선배님이 해주신 말씀을 아래에 덧붙여 두겠습니다. 여러분이 지향하는 바가 과연 무엇일지 한 번 생각해 보시길 바라며-.
"삶의 성공을 세 가지로 나눠본다면 ①꿈, ②생활과 여유, ③부 라고 할 수 있다.
사업을 해서 큰 부를 축적하고 싶다면, 네가 갈망하는 것은 ③부일 거고,
퇴근 후의 삶이 있는 공무원 일을 하겠다는 목표라면 ②생활과 여유가 너의 지향점이겠지.
나는 여유나 돈을 떠나서, 위안부 문제를 다루는 문화적 파급력이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은 꿈이 있어.
누구도 너에게 강요를 할 수는 없어. 무엇을 선택하느냐는 개인의 선택이지.
이 중 하나라도 성취한다면 그건 정말 성공이고.
하고 싶은 걸 해. 그게 뭐든."
선배의 이 조언을 저는 지금까지도 되뇌고 되뇌며, 제 앞에 놓인 선택들에 대한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승무원을 하면서, 만족할 수 있는 부분은 아마도 ②생활과 여유인 것 같아요. 비행 외의 시간엔 그 어떤 것에도 제약받지 않고, 자유롭다고 느끼니까요.
뭐, 사람마다 느끼는 게 다를 순 있지만-. 내가 꿈꾸는 삶이 구체적으로 직업과 어떤 관련이 있을지 설계해보는 과정은 꼭 필요합니다.
그럼, 다음 글에서는 '항공사 마다의 다른 인재상'에 대해 알아볼게요. 또,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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