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사랑할 때 2화-사랑에 잠식당하다

BGM: 리스트 〈Liebesträume(사랑의 꿈)〉

by 소이

백의 아침.

사막의 빛이 이런 걸까.

눈을 감아도 파고드는 환한 빛이

하얀 커튼을 뚫고 방 안으로 흘러든다.


남자는 하얀 와이셔츠 차림으로 다가와

한 손으로 그녀의 턱을 감싸고 바라본다.

그의 눈은 아침빛보다 깊었고,

알 수 없는 눈물이 샘처럼 고여 있었다.


“너는 나와 닮았어. 영혼의 빛까지도 말이야.

너를 작게 빚어 주머니에 넣고 다니고 싶어.

아니, 차라리 너를 내 안에 품어

내 심장과 피 속에 영원히 두고 싶어.”


그는 그녀의 어깨에 머리를 묻으며 말했다.

“더 가까워지고 싶어. 영혼 한 조각까지 하나가 되고 싶어.

너의 숨결조차 내 곁에서 언제나 이어지면 좋겠다.”


그러나 그 뒤에 무너진 것은 그의 삶이었다.

그녀를 제외한 모든 것이 희미해졌다.

모든 일정은 멈추고 검토해야 할 서류는 끝없이 쌓여갔다.


그제야 그는 알았다.

그는 사랑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자신이 이미 사랑에 삼켜지고 있음을.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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