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처럼 들리고 악몽처럼 연주되는 사랑. 미묘함.
Franz Liszt – Liebesträume
리스트의 〈사랑의 꿈 3번〉은 단순히 아름다운 사랑의 노래가 아니다. 그 안에는 사랑이 가진 미묘하고 복잡한 얼굴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처음은 달콤하고 서정적으로 흐른다. 그러나 곡이 깊어질수록, 겹쳐 오르내리는 3도 테크닉이 밀려온다.
3도 테크닉은 음이 하나씩 또렷하게 들리는 게 아니라, 겹쳐 울리며 흔들리고 번져나간다. 그 부분을 듣다 보면, 마치 피아노에 특수한 효과 장치를 달아 놓은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 소리가 너무 오묘하고 아름다워서, 듣는 사람은 꿈결에 빠져든다.
하지만 그걸 치는 사람은 손가락이 쉴 틈 없이 움직이며 정작 연주자는 악몽 속에 서 있다.
사랑처럼 황홀하면서도 혼란스러운 순간이 겹겹이 쌓여 흘러나온다.
사랑이란 게 늘 그렇다. 황홀한 순간 속에 집착과 고통이 함께 숨어 있고 그 모순이 한데 얽혀야 비로소 완전한 감정이 된다.
그리고 마지막에 곡은 다시 잔잔한 멜로디로 돌아온다. 남는 건 결국 사랑이 남기고 간 추억과
그 뒤에 길게 이어지는 여운뿐이다.
듣는 이에게는 꿈이지만, 연주자에게는 악몽 같은 곡. 그 안에서 사랑의 오묘함이 반짝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