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사랑할 때 3화- 사랑너머의 갈증

GBM: Debussy – Clair de Lune

by 소이

새 한 마리가 창가를 스치며 날아갔다.


그녀는 거울 앞으로 걸어갔다.

햇살을 머금은 거울은 더 이상 단순한 유리가 아니었다. 겹겹의 빛이 계단처럼 겹쳐져 하늘로 이어지는 길목을 열어두고 있었다.


그녀의 존재를 이끄는 손,

그 손만 잡으면 오를 수 있으리라 믿었던

흰 빛의 층계가 눈앞에서 흔들리듯 번져 갔다.


그 순간, 거울 속에서 풍경이 일렁였다.

바다 위에 비친 달빛 같았다.

손을 뻗으면 닿을 듯했지만,

닿으려는 찰나 물결처럼 흩어져 사라졌다.


그는 다가와 거울 표면을 정성스럽게 닦아주었다.

맑아진 표면 너머로 수많은 빛의 파편들이 소용돌이치며 피어올랐다.

그녀는 그 광경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문득 알게 되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은

거울 평면 속의 그의 얼굴이 아니었다.

그 거울 너머의 그의 펼쳐져 있는 세상,

그것이 평온 속 천사의 가냘픈 아리아인지

깊은 심연 속 악마의 바이올린 협주인지

알 수 없게 될지라도.


끝없이 회전하는 소용돌이,

붙잡히지 않는 빛의 계단,

닿을 수 없는 샘물의 정수.


그것이 그녀를 목마르게 했다.

그것이 그녀를 끊임없이 부르고 있었다.


갈증이었다.

끝나지 않는 갈증.

사라지지 않는 갈증.


그 갈증의 향기가,

그녀를 향한 그의 갈망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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