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이면 그리운 단짝 친구
봄
교정에 꽃비가 흩날리던 날, 단짝 친구와 사진을 찍던 우리 앞에 낯선 교수님이 다가와 조심스레 말씀하셨다.
“인문대 교수인데, 두 사람 사진을 한 장 찍어도 될까요?”
교수님은 오히려 부끄러운 듯 웃으며 셔터를 눌러주셨고, 명함과 함께 건네주신 커피 한 잔과 짧은 담소는 그날의 햇살처럼 따뜻했다.
여름
연못가, 파동 실험을 하던 학생들 웃음소리. 연못 계단에 앉아 먹던 비엔나커피(커피믹스+ 바닐라 아이크림 한조각 매점)의 달콤함. 갑작스런 비 속, 수줍게 우리에게 우산을 건네주고 “괜찮아요”라며 뛰어가던 뒷모습.
여름 빗방울 속에 스며든 그 호의는 지금도 따뜻하다.
가을
어설프게 만든 도시락 먹을 장소 고민하던 우리.
돗자리를 깜박 잊어 어디 앉을지 고민하던순간.
조용히 다가와 자기 것을 내주던 한 사람.
“이거 쓰세요”
그저 무심한 웃음 한 점 남기고 바람처럼 사라졌다.
그 배려가 낙엽이 지고 나서도 오래도록 내 마음을 덮어주었다.
겨울
공대 뒷편 언덕, 굳이 눈구경하겠다며 간 그 곳, 눈이 소복이 쌓인 날. 함께 팔짱 끼고 눈구경하던 우리.
혼자 썰매를 타던 남학생이 웃으며 우리에게 포대자루를 건넸다.
“괜찮아요, 전 이미 많이 탔으니까.”
그 말은 겨울 햇살보다 따뜻했다.
사진을 찍어주시던 교수님의 따뜻한 미소,
우산을 건네주던 학생,
돗자리를 무심히 내어주던 이,
포대자루를 내밀던 눈웃음.
그 순간들이 달콤한 솜사탕처럼 오래도록 내 마음을 부드럽게 감싸준다. 때로는 힘든 날에도, 그 기억이 나를 밝히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