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이면

내밀한 빛과 어둠

by 소이

담백한 선율로 글을 따라가고 싶으신 분:

GBM : Daniil Trifonov 연주 Rachmaninoff – Vocalise, Op.34 No.14



보다 깊은 울림과 목소리 떨림을 느끼고 싶으신 분:

올가 페레탸코(Olga Peretyatko)가 부른 성악 버전출처: Olga Peretyatko, Rachmaninoff Vocalise




찰칵, 열쇠 구멍 너머

숨결처럼 스치는 시선.

어둠 속 흘러내리는 검은 그림자.


사랑을 불러 본 적 있었을까.

그저 타인의 갈망을

거울처럼 비춰왔을 뿐.


은하수처럼 흩날린 조각들

그 빛은 흰 천 위에 스며들어

연한 선홍빛 물결로 젖어든다.


붉은 달이 피어오른 밤,

밀폐된 정원.


촉촉한 공기 속 스친 손끝,

불꽃보다 뜨겁게 달아오르고.

순간, 붙잡힌 흰 꽃은 떨리며

은은한 붉은 향을 흘리고

밤의 어둠 속 조용히 춤을 춘다.


숨결은 칼날처럼 예리해

상처와 갈증을 남기고.

닿을 수 없는 꽃의 심장은

입 맞추는 순간 독으로 번진다.


그 모든 유혹과 위험조차,

밤은 삼켜

끝내 어둠 속에서만

가라앉은 숨을 내쉰다.


Judith II Gustav Klimt (1909), Museo d’Arte Moderna, Ca’ Pesaro, Venice. Public Domain via Wikimedia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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