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정원 속 사랑
BGM: 조성진 / Ravel: Jeux d’eau
아침
비단결 같은 햇살이 흘러내리던 순간,
너는 그 빛을 손에 감싸 쥐고
내 흘러내린 머리칼을 살며시 묶어 올려주었다.
내 마음 깊은 곳, 가시 돋은 백장미 덩굴이
허공을 파고드는 사이
조금씩 너의 몸에 번져 들어
살며시 너를 감싸 안았다.
시나브로.
곁을 떠날 수 없는 은밀한 결박,
멀리 흩어져버린 종소리.
우리의 시간만이 고요히, 환하게 타올랐다.
정원의 창틈으로 숨어든 바람은
너의 숨결과 어우러져 향기로 번졌고,
그 향기는 들숨 깊숙이 스며들었다
세상도 잊고 시간도 공간도 잊은 채
오직 서로의 온기만을 나누며
우리는 꽃잎처럼 가볍고
운명처럼 깊은 사랑에 잠겼다.
다음 생이라 해도
그 아침, 너의 빛으로 다시 피어나리.
사랑은 빛만이 아니어서
너의 가슴속 깊이 뿌리내려
때론 상처로도 피어나는 것.
…
내 가라앉은 숨이
핏빛 네 심장 삼키며
붉은 꽃이 되어
네 가슴을 찢고 자라는 건 아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