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그리고 운명

다듬은 글_이전에 올린 글들을 새 북으로 옮겼습니다 :)

by 소이


《Cupid and Psyche (Psyche Revived by Cupid’s Kiss)》 — Antonio Canova, Louvre Museum

BGM: 조성진 / Ravel: Jeux d’eau



아침

비단결 같은 햇살이 흘러내릴 때

너는 빛을 손에 쥐고

내 흩어진 머리칼을 묶어주었다.


가시 돋은 장미 덩굴이

내 깊은 곳에서 자라

시나브로 너를 감쌌다.


멈춘 시간, 흩어진 종소리,

창틈으로 스며든 바람은

너의 숨결이 되어

내 들숨 속에 젖어들었다.


우리는 꽃잎처럼 가볍고

운명 같은 깊은 사랑에 잠겼다.


다음 생이라 해도

나는 그 아침, 너의 빛으로 피어나리.


사랑은 빛만이 아니어서

상처로도 피어나는 것.


내 가라앉은 숨,

핏빛 심장을 삼키며

붉은 꽃이 되어

네 가슴을 깊이 자라난다.


월, 금,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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