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원에서 태어난 존재의 각성과 재생
동공을 태우는 백색의 빛,
쉬는 숨마다 폐를 얼어붙게 하는
잔혹한 첫 들숨.
그 빛 속에
존재의 향조차 지워버리는 불문율.
나뭇가지 한 줄기 떨림,
그 미세한 소리마저 드러나는
숨길 수 없는 설원의 고요.
그 차원 속,
무한의 세월을 돌아
쪼개지고 합쳐지며 변형되어
끝내 살아남은 영혼.
단 한 번의 찰나,
울림. 각성.
얼음 산에 심어진 해빙의 씨앗.
Expergiscere.
감옥 같은 얼음 산을 부수고 날아올라
너에게 간다.
불의 대가로 바쳐진
존재의 심장
나는 그 뜨거운 맥박을 삼키리라.
피처럼 번지는 붉은 빛,
입술 위로 번져오르는 불꽃처럼
너를 태우고 나도 타오른다.
불타올라,
선택의 시간 전
심장을 뚫고 붉게 솟아날
꽃이 되리라.
…
알 수 없는 시간 뒤,
붉은 꽃,
파괴된 심장의 자리에서
다시, 너와 함께
피어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