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회색 달이 들판을 적셨다.
바람조차 멎은 밤,
상처 입은 늑대와 마주했다.
그의 눈엔 낯선 불빛이 있었다.
그 빛이 내 가슴을 스치자,
숨이 짧게 흔들렸다.
늑대의 눈에
익숙하지 않은 온기가 스며들었다.
아직은 순수했지만, 곧 타오를 빛이었다.
그는 말없이 다가와
체온으로 말을 걸었다.
그 순간, 내 안의 고요가
조용히 깨어났다.
시간이 흘러,
그는 무리를 이끄는 자가 되었다.
폭풍 속에서 절제를 배우고,
적막 속에서 자신을 단련했다.
잃을 것이 많은 자,
그의 침묵은 부드럽지만 날카롭다.
오늘 밤,
그는 언덕 위에서 나를 바라본다.
나는 고개를 숙인다.
그건 두려움이 아닌, 기억의 인사.
달빛이 천천히 내려와
무언의 그림자를 하나로 묶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