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Meditation-Olivia Ong
가끔 빗속을 걷는다.
빗물에 손끝을 적시며
차가움이 맥박처럼 피부 끝에서 살아난다.
입술 위로 떨어지는 한 방울,
그 미세한 진동 속에서
내 안의 온도를 읽어낸다.
삶이란 파도에 밀려 멀어진 사람들.
그들의 체온이 그리워질 무렵에도
나는 묵묵히,
한 모금의 묘하게 감미로운 고요를 마신다.
쓸쓸함이란 어쩌면,
내 마음을 가장 선명한 빛으로
비춰주는 감각일지 모른다.
알지 못하는 언어와 사람들
사이에서 오히려 나를 찾을 수 있었던
타국의 외지 여행처럼.
혼자가 허락된 시간,
나만을 위해 책 한 줄을,
그 문장 속에 남은 내 마음을,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음미해.
밀짚모자 쓴 작은 소녀로,
바다 끝 자락, 알 수 없는 그곳.
던져진 조개껍질 하나에
나의 계절을 새긴다.
그 조개껍질이 바스락 부서질 때,
나는 처음으로,
자유의 소리를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