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는 사주

by 소이

선배는 말했다.

“우리, 사주 한 번 보러 가자. 엄마가 꼭 봐야 한대.”


그가 그렇게 진지한 얼굴로 말했을 때 나는 조용히 웃음이 나왔다. 그런데 그는 웃지 않았다. 약간은… 심각해 보였다.

“부모님이 늘 가는 곳이야. 예약해 뒀어.”


결국 우리는 일요일 아침 좁은 골목 끝 점집 앞에서 예약했는데도 오래 기다렸다. 들어가자 흰 커튼 사이로 향 냄새가 피어올랐다. 그는 내 손을 꼭 잡은 채 조용히 앉았다.


점보는 분은 선배의 사주는 대충 넘기고 내 사주만 오래 들여다봤다.

“이 아가씨는 옛날 같으면 기생 사주야.”


나는 깜짝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다.

“엥, 그게 뭐예요?”


“사람을 끄는 눈빛이 있지. 금(金)이 많고, 말재주도 좋아.”


순간 선배가 피식 웃었다.

그의 시선이 내 옆얼굴에 오래 머물렀다.


우리는 조용히 점집을 나와 근처 카페에 앉았다.

그는 커피를 내려놓으며 살짝 안도의 웃음을 지었다. “그래서 그랬나 봐.”


나는 웃으며 물어봤다.

“뭐가요?


“널 처음 봤을 때부터… 눈을 못 떼겠더라고.”

그 말에 얼굴이 화끈해졌다.


나는 괜히 농담처럼 말했다.

“그럼 저한테 사주 때문에 끌린 거네요?”


그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운명 탓이지.”


밖으로 나왔을 때 햇빛이 이상하리만큼 반짝였다.


그리고 그날 밤, 그는 메시지 하나를 남겼다.

‘금이 많다던데, 나한테 조금만 나눠줘.

요즘 네 생각에 정신이 없네.’


나는 휴대폰을 보며 한참 웃었다. 사주가 어찌 됐든 지금의 나는 그 사람 궤도 안에 있다.


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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