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는 기다림

by 소이

가끔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게 사랑일 때가 있다.

선배가 바쁘고, 예민하고, 나를 돌아볼 여유가 없을 때면 그저 조용히 바라본다.


선배는 미리 자신의 이야기를 조곤조곤 들려준다.

내가 너무 걱정할까 봐, 조심스럽게 말을 고르며.


나보다 한참 위의 세대를 견뎌온 사람이라

늘 피곤하기도 하고 일을 완벽히 하지 않으면 누군가에게는 치명적일 수도 있으니까.


그럴 땐 나는 내 일에 몰두하거나 조용히 나를 돌보거나 취미에 살짝 빠져든다.


기다림은 고요한 사랑의 또 다른 얼굴이다. 조급함 대신 신뢰를 놓고 불안 대신 여운을 앉힌다.


이미 많은 확신을 주었으니 이제는 조용히 믿는다.

선배가 가끔 그렇게 말하곤 한다.

“이 정도 했는데도 이루어지지 않으면, 사랑은 세상에 없는 거야.

난… 다시는 이렇게 못할 것 같다.”


그가 다시 웃을 때 그 미소 하나면 하루가 충분해진다. 로맨스는, 때로는 기다림으로 완성되는 이야기니까.


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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