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아침의 풍경

by 소이

아침.

소이는 먼저 눈을 떴다. 조용히 몸을 일으켜 욕실로 들어가 짧게 샤워를 마친 뒤 촉촉한 공기를 품은 채 방으로 돌아왔다.


곧이어 선배도 잠에서 깨어 욕실로 향했다. 문 너머로 흘러내리는 물소리를 들으며 소이는 거울 앞에 앉아 천천히 화장을 정돈했다.


그때, 따뜻한 기척이 등 뒤로 다가왔다. 샤워 직후의 청량한 향이 느껴졌고 선배는 말없이 팔을 뻗어 소이를 부드럽게 끌어안았다. 그의 숨결이 잠시 멈춘 공기 위로 조용히 드리워졌고 소이의 입술에 내려앉는 그의 입맞춤은 아침 햇빛처럼 고요하고 깊었다.


선배는 장난스러운 기색으로 소이를 들어 화장대 가장자리에 앉히려 했지만 소이는 미소를 머금은 채

조금 피곤하다며 그의 어깨를 가볍게 밀었다.

그 짧은 순간 선배의 얼굴에는 말없이 스쳐 지나가는 서운함이 비쳤다.


“우리… 곧 결혼할 거잖아.”

잠시 머뭇거리던 그는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일 조금 줄여. 몸도 좀 챙기고… 나이도 있고, 아기도… 이제 슬슬 생각해봐야 하니까. 집도 합칠까? ”


소이는 선뜻 말을 잇지 못했다. 목 끝까지 차오른 말들이 있었지만 쉽게 꺼낼 수 없는 마음이었다.


선배는 그 머뭇거림을 조용히 바라보다 숨을 한 번 고르고 말했다.


“나 먼저 갈게.

저녁에 이야기하자.”


아쉬움이 남은 눈빛을 잠시 둘러 소이는 바라본 뒤 그는 문을 닫고 나갔다. 닫힌 문 너머로 남겨진 고요 속에서 소이는 혼자 앉아 말하지 못한 마음의 조각들을 오래도록 되뇌었다.


〈Interior with Woman by a Door, 1905〉 Vilhelm Hammershøi


이른 아침, 말하지 못한 마음이 문가에 조용히 머물러 있던 순간. 남겨진 공기 속에서 천천히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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