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맞이한 아침

감각을 세기는 손끝

by 소이

술을 너무 마신 탓인가 두통이 있었다. 눈을 뜨니 보이는 천장은 유독 높았고 깨끗한 고급 침구 속 부드러운 감촉이 느껴졌다.


새하얀 커튼.

낮은 조도.

쾌적한 공기.


침대 끝에 앉아 차분하게 자신을 바라보는 그녀.


표정은… 이상하리만큼 슬펐다.


“저… 무슨 일이 있었죠?”


그는 머리를 잡았다. 어지럽고 아무 기억이 나지 않았다. 술 때문인지…


그녀는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눈동자는 울 것처럼 흔들렸다.


“성인 남녀가 아침에 함께 침대에 있었다면…

상상할 수 있는 일이 있잖아요.”


그는 얼어붙었다.


“저는… 기억이 ”


그녀는 그 말을 자르듯 살짝 미소 지으며 말했다.


“기억 안 하는 게… 당신에게 나아요.”


그 말투에는 설명할 수 없는 ‘차가움’과

말할 수 없는 ‘무언가’가 섞여 있었다.


그녀는 침대에서 일어나 말없이 옷을 챙겼다. 그를 한 번도 돌아보지 않았다.


“그냥 가버리면 어떻게 해요.”

그는 허겁지겁 따라나섰다.


“잠깐만요! 도대체 무슨 일이

제가 무슨 실수라도 했나요?

무슨 일이든 제가 책임질게요.”


그녀는 멈추지도 돌아보지도 않았고 바로 차에 탔다. 그녀의 손끝이 차 문을 잡을 때 그녀의 작고 섬세한 손등에 긁힌 듯한 자국이 보였다.


그가 차 가까이 갔지만 그녀는 차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차창을 내린 그녀는 웃음 없이 그를 응시하며 스치듯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 말은 기억할게요…

책임진다는 말.”


차창을 닫고 출발해 버렸다.



그는 택시를 잡아타려 길을 내려갔다. 아침 공기가 비정상적으로 차가웠다. 밤새 내린 눈비가 골목 바닥을 얇게 적셔 잔잔한 얼음막처럼 빛을 뿜고 있었다.


그곳에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경찰 라인 뒤편에서 웅성거리는 소리들이 이상하게도 ‘멍’하게 울렸다. 공기가 너무 차가워서인지 아니면 그 광경이 너무 충격적이어서인지.


한 남자의 변사체가 벽에 기대듯 쓰러져 있었다. 주변에 희미한 얼음 결정들만 반짝였다.


얼음빛에 가까운 창백함이 얼굴 전체에 퍼져 있었다. 눈은 하늘을 향해 뜬 채 마지막 순간에 본 무언가에 놀란 듯 멈춰 있었다.


무엇보다 섬뜩한 건 가슴 부분이었다. 크게 찢긴 듯한 상처가 있었다. 상처 주변 연부조직은 마치 국소적으로 급속 냉각된 조직처럼 비정상적인 푸른 변색을 보이고 있었다.


그는 숨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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