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우리를 기억하던 밤

by 소이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 2016년 미국 웨스트버지니아 출처: NASA 공식 홈페이지


흑색 바람에 밤이 깊어져

존재가 가만히 숨을 고르는 계절

하늘은 오래 참아온

선명하고 차가운 온기 어린 기척을

반쯤 열린 동공 위로 풀어놓는다


빛은 떨어지지 않는다

아름다운 추억을 향해

잠시, 아주 가까이

우리를 향해 내려오는 것


네가 나를 처음 불렀던 순간

짧았고

뜨거웠고

되돌릴 수 없는 여운이

가슴에 맺히는

빛나는 눈물로 남았던 찰나


유성 하나가 스칠 때

우리는 서로의 이름을 잃고

감정의 엮임으로

끝내 잊지 못했다


말하지 않아도

사라지지 않는 것들이 있다는 걸

별들은 알고 있어서


오늘 밤

하늘은 아무것도 붙잡지 않고

그저 사랑만을

하나, 둘씩

떨어뜨린다


너에게 닿기를 간절히 바라며

이 빛의 파동은 시간의 축 위에서

결국은 부서지고 사라질 운명임을

알면서도


그저 아름답게

숨과 숨 사이를

겹쳐지듯

저 별 한 조각을

서로의 영혼에

미세하게 새기며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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