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인하지 않아도 되는 것

굳이.

by 소이

아침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시작됐다. 그의 집을 나서며 우리는 말이 없었다. 밤에 정리된 것들, 굳이 낮에 다시 확인할 필요는 없었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순간 그는 나를 안으로 끌어당겼다. 급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숨길 필요도 없이 자연스럽고 자신감에 넘친 몸짓으로.


등 뒤로 벽의 차가운 감촉이 닿기 전에 그의 팔이 먼저 허리를 감쌌고 다른 손은 자연스럽게 내 머리를 감싸 쥐었다. 도망치지 말라는 제스처라기보다

그럴 필요가 없다는 선언에 가까운 몸짓이었다.


그는 내 이마에 잠시 이마를 기댔다가 아무 말 없이

내 손끝에 입술을 남겼다. 짧았고 조용했지만 의미만은 분명히 남는 키스였다.


엘리베이터가 내려가는 동안 그는 내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어젯밤의 열기보다 지금의 침착함이 더 뜨거웠다.


“넌 내 약혼녀야.”


확인처럼 들리지 않는 말이었다. 설명도 없이 이미 정리된 관계를 다시 한번 정확한 위치에 놓는 말.


나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지도 대답하지도 않았다. 그럴 필요가 없었다.


문이 열리고 우리는 각자의 하루로 나아갔다. 방향은 이미 같은 쪽으로 기울어 있었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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