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해도 괜찮은 오해

by 소이

아직 사귀기 전 선배랑 식사.


선배는 오징어를 유난히 좋아했다. 메뉴는 고민할 것도 없이 오징어찌개였다. 그때는 그런 게 자연스러웠다. 괜히 의미를 붙이지 않아도 되는 사이였으니까.



찌개가 나오자 나는 집게를 들고 오징어를 하나, 둘

선배 그릇에 차곡차곡 쌓아줬다. 너무 티 나지 않게 모자라 보이지 않게. 내 그릇에는 오징어 하나만 남겼다.


“어? 너는 안 먹어?”


선배가 묻자 나는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웃었다.


“저는 한 입이면 충분해요.”


나는 노란 계란찜을 공략했다. 폭신한 가운데만 조심히 떠서 입에 넣고 괜히 고개를 끄덕였다.


“으음… 역시 이 집 계란찜이 최고예요.”


선배는 오징어를 씹다가 나를 보며 웃었다.


“이상하다. 너랑 오면 오징어가 유난히 많은 느낌이야.”


“그건 선배 착각이에요.”


나는 숟가락을 살짝 흔들며 말 끝을 귀엽게 올렸다.


“선배가 좋아하시니까 그렇게 느껴지는 거죠.”


선배는 피식 웃더니 내 그릇을 한 번 보고 자기 그릇을 한 번 보고 말했다.


“근데 왜 나는 여기가 계란찜 맛집인 것 같지.”


“사실…

전 선배가 잘 먹는 모습 너무 보기 좋아서 여기 오고 싶었어요.”


말하고 나서 내가 먼저 웃었다. 괜히 얼굴이 뜨거워져서 계란찜만 더 파고들었다.


그걸 보던 선배는 말없이 오징어 하나를 집어 내 입에 넣어주려 했다.


“그럼 이건 분위기 말고...”


나는 잠깐 멈칫했다가 괜히 투덜대듯 말했다.


“선배, 이러시면… 보는 사람 오해해요.”


“오해해도 괜찮은 오해면?”


선배는 아무렇지 않게 말했고 나는 대답 대신

조용히 웃었다. 손도 잡지 않았고 특별한 약속도 없었다.


뜨거운 오징어찌개와 노란 계란찜. 선배 그릇에 쌓이던 오징어들.


아마도 그때도 이미 조금은 사랑 쪽으로 기울어 있었던 것 같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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