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존재는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
공간은
형태를 갖지 않았고,
구조도
호흡도
성립되지 않았다.
감쌀 것도,
배제할 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위도는 없었고
아래도 없었다.
앞과 뒤를 구분하는
언어 역시
아직 생성되지 않았다.
방향이 없다는 것은
선택이 없다는 뜻이었다.
서로 다른 힘들이
접촉 없이
서로를 감지하며
밀리고,
당겨지고,
이유 없이
지속되고 있었다.
아주 미세한 차이가
발생했다.
의도는 없었다.
목적도 없었다.
단지
한쪽이
조금 더 오래 남았고,
조금 더 깊이
침투했다.
그 차이는
시간으로 고정되었고,
공간으로 굳어졌다.
그 결과로
세계가 형성되었다.
발생과 동시에
모든 존재는
고립된 상태였다.
부름은 없었고,
응답 또한
전제되지 않았다.
감각만이
노출된 채
관측 불가능한 중심에
배치되었다.
그리고
어떤 사건도
기록되지 않은 상태에서
극심한 압력을 견딘
어떤 존재 내부에
의미를 갖지 않는
중력의 장이
형성되었다.
그것은
숨이 아니었고,
맥박도 아니었다.
단지
모든 것을
끌어당기도록
설정된
조건이었다.
그것이
우주인지,
존재인지
구분하는 일은
아직 요구되지 않는다.
확실한 것은 하나다.
모든 것은
그 고통이 형성한 장으로
편향되며
이동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