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디쯤에 서 있을까
한때의 나는
타인의 눈빛 속에서
나의 형체를 더듬던 사람이었다
숨이 멎을 듯 뜨거웠던 사랑도
새벽녘 샛별 같던 성실함도
보일 때에만
비로소 의미를 얻던 계절
시간은
내 어깨 위에 조용히 내려앉아
아무 말 없이
단 하나의 진실만을 남겼다
나에게 허락된 나날은
영원하지 않다는 것
그래서 이제
나는
조금은 함구한다
누군가와 나눈 시간은
여전히 소중하지만
혼자 있는 오후에
저녁노을 속에서
내 마음이 빛을 얻는 순간을
더는 외면하지 않는다
아무도 부르지 않는 이름으로
나를 안아주는 시간
그곳에서
정서와 영혼이
첫눈 위에 남겨진 발자국처럼
조용히 피어난다
나는 지금
세상의 가장자리에서
마침내
나에게로
돌아오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