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날이면
마음 한켠이 고요히 풀린다.
차가운 빗소리,
밤의 품처럼 가만히 감싸는 이불의 숨결
잠과 꿈이 서로 몸을 녹이며 스민다.
창문 위 빗방울이
조심스레 세상을 두드릴 때
나의 하루도 조용히 잠든다.
그날,
네가 오늘은 꼭 만나야 한다며
웃던 눈빛이 번져온다.
떨어지는 빗물마다
가슴 안쪽까지 번져드는 웃음의 잔물결
나는 잠시
그 계절에 서 있었다.
포근함만 고이 간직한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