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되었다

내가 엄마가 되다니 1

by 이감

언제 브런치에 마지막 글을 적었는지 확인해 보았다. 2024년 6월이었다.


이번에도 안되면 “일단” 복직하겠다는 마음으로 했던 다섯 번째의 시험관 이식이 2024년 5월 초에 있었다.


1차 피검과 2차 피검을 무난하게 통과하였는데 자궁 내 피고임으로 인해 절박유산 진단을 받았다.

담당 교수님께서는 화장실과 먹을 때 말고는 누워만 있으라 하셨고 나는 절박한 마음으로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한 달을 누워만 지냈다.


일주일에 한 번 단 십 분

새끼손톱보다 작은 내 안의 생명체를 보러 가는 그 시간만을 기다렸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누워있는 것밖에 없었다. 이렇게 무력한 시간이 또 있을까.


제발 건강하게 붙어있어 주기를…


초음파실에 들어갈 때마다 긴장이 되고 눈물이 맺혔다.


그렇게 위태로운 임신 초기가 지났고 무사히 난임병원을 졸업하였다. 난임센터가 있던 8층을 다니며 항상 부러워하던 7층 산과로 갈 수 있었다. 언제쯤 받아볼 수 있을까 싶던 임산부 배지도 보건소에서 받았다.


그리고 나는 복직을 했다.


출산 전까지는 회사를 다녀야겠다 생각했고 5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나름 열심히 사무실을 나갔다.

뱃속에 아가와 함께 출근을 하여 외롭지 않았다. 출퇴근길에 태동이 느껴질 때마다 기분이 몽글몽글했다. 출퇴근길은 고되었지만 꽤 많은 사람들이 배불뚝이인 나를 배려해 주었다.


아가를 품고 있던 40주 동안 정말 행복했다.


아가가 뱃속에서 건강히 자라주었고, 가족들 그리고 직장 동료들의 배려도 감사했다. 남편은 평상시에도 그랬지만 더욱 나를 신경 써주었다. 산과 담당 교수님은 진료 때마다 나를 안심시켜 주셨고 덕분에 걱정 없이 무사히 출산하였다.


지금 60일이 갓 넘은 아가가 방에서 잠을 자고 있다. 아가를 출산하고 나서 다시는 태동을 느끼지 못할 거라는 사실에 서운했는데 요즘 나는 그보다 더 감동스러운 순간을 매일매일 마주하고 있다. 나는 또다른 세계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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