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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성범 May 23. 2020

27 뇌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네 번째 이야기

기억하기 2

약간의 긴장은 기억력을 높여준다. 버클리대 연구팀은 새로운 환경에 두거나 전기 자극을 주는 방법으로 쥐에게 2주 동안 스트레스를 주고 부검을 해보니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 세포가 더 증가한 것을 발견했다. 적당량의 긴장과 스트레스는 적당량의 아드레날린과 코티졸을 분비시켜 전두엽을 각성시키고, 해마를 자극하여 기억력을 강화시킨다. 이때 ‘적당량’의 스트레스가 중요하다. 지나친 스트레스는 과다한 아드레날린과 코티졸을 분비시키고 이는 오히려 전전두엽을 억제하고 해마세포를 파괴하여 기억을 방해한다. 마치 보슬비는 나무를 성장시키고 꽃을 피우지만, 홍수는 나무와 꽃을 뿌리째 뽑아 버리는 것과 같다.  


암기할 때의 기분과 심리 태도도 많은 영향을 준다. 정서와 깊은 관련이 있는 편도체와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가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어서이다. 따라서 암기하고자 하는 것을 약간의 긴장을 가지고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즐거운 마음으로 임한다면 편도체를 통해 기억은 더욱 강화될 수 있다.


암기할 때의 주위 환경이 발표할 때의 환경과 비슷한 지도 기억력에 영향을 준다. 발표할 때와 암기할 때의 환경이나 조건과 비슷하다면 발표 순간에 내용을 더욱 잘 떠올릴 수 있다. 발표 연습을 할 때, 혼자서 마음속으로 외우는 것보다는 실제 발표하는 것처럼 큰 소리로 연습하는 방법이 더 효과적이고, 이보다는 실제 친구나 가족 앞에서 하는 방법이 발표 내용을 더욱 잘 회상할 수 있다.


무언가를 장기적으로 암기해야 할 경우가 있다면, 한 번에 몰아서 암기하는 것보다는 적당한 시간 간격을 두고 반복적으로 암기하는 것이 좋다. 한 번의 큰 자극보다는 반복적인 자극이 기억 세포를 더 잘 바꿀 수 있다. 또한 시험을 앞두고 무언가를 새로 학습하는 것보다는 기존의 알고 있는 내용을 다시 한번 복습하는 것이 낫다고 밝힌 연구도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새로운 내용을 학습한 참가자들이 더 높은 자신감을 보였다.  


기억력에 관한 재미있는 실험이 있다. 껌을 씹으며 암기하면 기억력이 35퍼센트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는 턱관절 움직임이 뇌 혈류량을 증가시키면서 뇌 기능이 향상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턱관절의 움직임과 관련된 뇌 부위가 우리의 몸이 경계 상태에 돌입했을 때 관장하는 뇌 부위와 같은 이유에서도 있다. 뇌줄기의 한 부분인 중뇌는 턱관절 움직임과 관련된 정보를 받는다. 또한 교감신경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서 몸이 긴장상태에 있을 때에 더욱 활성화된다. 즉 턱관절을 움직이면 중뇌가 활성화되면서, 뇌는 몸이 경계 상태에 돌입하는 것과 유사한 상황으로 인식하게 되고, 그러면 아드레날린과 코티졸이 분비되면서 기억력이 강화된다.


심심할 때 낙서하는 사람들이 낙서를 잘하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 기억력이 29퍼센트 좋다는 연구도 있다. 이는 시각화가 기억력을 증진시키는데, 평소에 시각화에 익숙한 생활 태도가 무의식적으로 암기에 도움을 주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어떤 내용을 암기한 이후에는 잠시 머리를 식히는 것이 좋다. 이때 머리를 식힌다는 것은 게임을 하거나 TV를 보는 것이 아니다. 뇌가 아무 일도 하지 않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다. 일명 ‘멍 때리기’인데, 이때 뇌는 새로운 자극이 들어오지 않는 시간을 이용해 기존 기억 세포의 연결을 더욱 공고히 하여 기억이 더 오래 지속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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