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지애 Mar 23. 2023

다이어트, 건강한 습관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


한국 나이 다섯 살, 40개월 된 제 딸을 키우면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이 '새로운 환경', '낯선 사람'에 적응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이었어요.



이제 다섯 살이니 유치원을 입학했거든요.

어린이집 적응만 두 달 정도 걸린 경험이 있어서 과연 유치원 적응을 잘 할 수 있을지... 유치원 버스는 잘 타고 갈지... 정말 많이 고민했고, 여기저기 많이 물어보기도 했어요.



읽은 지식과 들은 경험담, 정보들로 이런저런 시도를 해봤습니다.



작년 연말부터 유치원 차 오가는 걸 지켜보게 하고, 아는 언니의 등 하원 버스 맞이도 함께 해봤어요.


또, 미술, 독서, 체육 등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찾아가 다녀보면서 '엄마와의 분리'연습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역시나 쉽지는 않았어요.



유치원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해주고, 응원과 격려도 많이 했어요.




드디어, 유치원 버스를 타는 날.

첫날은 소풍 가는 걸로 알았는지 잘 타고 갔지만요.



하루하루 지날수록 저와 떨어지는 걸 힘들어했고, 유치원에서는 담임 선생님과 떨어지기를 힘들어했습니다. ^^

하루가 멀다 하고 담임선생님과 통화도 많이 했네요.



그러던 어느 날,

신기한 걸 발견했어요.

아빠가 등/하원을 해야 하는 날이 있었는데요. 아빠랑 헤어질 때는 너무나 씩씩하게 잘 했다는 겁니다.




물어봤어요.

"아빠랑은 유치원 버스 타는데 왜 칭얼대지 않았어?"

"아빠랑 헤어지는 건 좋아요 (아마 할 수 있다는 뜻 일 겁니다^^) . 근데 엄마랑 헤어지는 건 싫어요"



아이 눈을 보며 손을 잡고 이야기했어요.

"엄마도 헤어지기 싫어. 그리고 엄마랑 헤어지기 싫은 네 마음도 엄마는 잘 알아. 알고 있으니까 버스 앞에서 울거나 칭얼대면서 표현하지 않아도 돼. 엄마 다 알고 있어. 그러니까 우리 씩씩하게 헤어지자."




그날 아침 아이는 어땠을까요?

제 손을 잡고 있다가 유치원 버스가 도착하자 제 손을 놨습니다.

그리고 앞만 보면서 무언가 결심했다는 듯한 눈빛을 봤어요. 엄마는 그 눈빛이 어떤 의미인지 알잖아요.. 분명히 결심하는 눈빛이었어요.



아이는 저를 쳐다보지 않고 혼자서 유치원 버스에 올라탔어요.

자리에 앉아서 의젓하게 저에게 안녕, 손을 흔들어주었습니다.



예상했던 것보다는 짧은 시간에 유치원 버스 앞에서 헤어지는 연습을 잘 하고 있답니다.

물론 종종 저와 떨어지기 싫어하거나 괜히 칭얼거리는 날도 있을 겁니다. (오늘이 그랬거든요^^)



그래도 저는 아이에게 계속 말해주고, 알려줄 겁니다.

아이는 또다시 결심하고, 불편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용기를 내겠지요.



아이를 보면서 결정 그리고 이를 위해 버려야 하는 것들, 용기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다이어트를 하고, 체중을 감량하고, 식습관을 바꾸는 것을 어려워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내 오랜 습관(나쁜 습관이겠죠..)에서 떠날 생각이 없기 때문이요.



다이어트, 건강한 습관 만들기, 체중 감량하기.

이런 것들도 결국 '결정'입니다.



사람에 따라 중요한 결정, 덜 중요한 결정일 수 있겠지만요.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분들이라면 분명 이런 것들이 중요한 결정에 들어갈 거예요.



결정은 여러 개의 항목에서 하나를 선택하는 거잖아요.

나머지 것들은 버리고, 내려놓아야 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만 합니다.




내 결정을 이루려면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살이 쪄서 불편하고, 부정적인 감정의 연속이고, 인스턴트와 배달음식에 빠져살았던...

다시 말해 과거에 착 달라붙어서 살 것인가,

몸이 가벼워지고, 생기 넘치고, 긍정적인 감정 속에 살고, 신선한 음식을 먹는...

간절히 만들고 싶은 내 미래를 향해 할 것인가.



지금 당신이 야식이나 폭식, 인스턴트 음식에 빠져서 살고 있다면,

그 삶 속에 머무는 걸로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이별 후 새로운 인연을 만나려면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다이어트 뿐만이 아닐겁니다.

인생을 살다보면 중요한 결정, 결단을 내려야하는 순간이 많이 찾아옵니다.

이때 필요한 건 딱 한 가지.

이별하는 용기 입니다.



내 몸과 혼연일체 된 나의 나쁜 습관, 계속 그곳에 머무르려는 잘못된 결정과 이별하세요.



다섯 살 아이도 가지고 있는 용기.

우리 어른들도 충분히 낼 수 있지 않을까요? :)

작가의 이전글 "살이 죽어도 안 빠져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