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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tter Me 김진세 Nov 23. 2024

그렇게 자란 어린 시절

치료적 글쓰기 가이드

아래의 주제에 맞춰서 자신만의 스토리를 써보세요. 이번 섹션에는 총 4가지 주제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 엄마의 놀이 

엄마의 놀이 초등학교 시절엔 놀 것들이 참 많았습니다. 초등학교를 국민학교라 부르던 시절에 학교를 다녔다면, 아마 공기놀이, 종이인형놀이, 술레잡기, 딱지치기, 다방구, 비누방울, 팽이, 스카이콩콩, 뽑기, 오징어 게임, 고무줄놀이, 말뚝박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동서남북, 땅따먹기 등이 기억날 것입니다. 그 어린 시절엔 무엇을 하고 놀았는지, 어떤 놀이가 가장 기억에 남는지 기록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 이유와 함께 기억나는 순간들을 적어보셔도 좋습니다. 또한 어른이 된 지금, 그때의 놀이들을 돌아보며 어떤 생각이나 감정들이 떠오르는지도 적어보시기 바랍니다. 자녀에게 어린 시절의 소소하지만 소중했던 즐거운 기억을 나누어주며, 엄마도 놀 줄 알았고 그런 것들로 행복할 수 있었음을 들려줄 수 있을 것입니다.


[예시] 

"엄마는 어린 시절에 친구들과 동네 골목에서 많이 놀았어. 술레잡기, 공기놀이, 땅따먹기 같은 놀이들이 기억이 나. 그중에서도 친구들이랑 같이 하던 고무줄놀이가 제일 재미있었어. 검은색 고무줄을 두 명이 잡고 있으면 그 사이에 일렬로 서서 노래를 부르면서 발에 걸었다가 풀고, 또 줄을 지어 한 바퀴 돌아오는 참 단순한 놀이었어. 처음에는 발목에서 시작해서 무릎으로, 허리로, 가슴으로, 그리고 이마, 나중엔 손을 번쩍 들어 높이가 계속 높아져. 키 크고 다리가 긴 아이들은 매번 끝까지 살아남아서 일등을 했어. 동네 남자 꼬맹이들이 와서 고무줄을 자르고 도망가던 기억도 있어. 그럼 그걸 다시 묶어야 했지. 지금 돌이켜보니 엄마도 참 단순한 것들에 즐거워할 수 있었고, 많이 웃을 수 있었구나 싶어. 어른이 되고 나선 모든 것이 다 심각해지더라. 엄마의 표정도 그렇게 굳어졌고. 그런데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심각하고 진지하게만 대했던 많은 일들이 별 의미 없이 사라지는 것들을 경험했어. 그래서 놓치고 살았던 많은 행복의 순간들이 후회가 되고. 이젠 작은 놀이들을 시작하며 엄마 삶에 소소한 즐거움을 불어넣고 싶어. 그 즐거움들이 엄마의 표정도 바꿔줄 거야."




#2. 엄마의 성격

엄마의 성격 자신의 어린 시절을 돌아보면 자신을 묘사할 수 있는 단어들이 있을 것입니다. 이를 기질이나 성격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성격유형 검사인 MBTI는 외향형과 내향형, 감각형과 직관형, 사고형과 감정형, 판단형과 인식형 등으로 성격 유형을 구분합니다. 에니어그램 같은 검사는 꼼꼼한, 친절한, 열정적인, 표현이 풍부한, 지적인, 신중한, 명랑한, 지도력이 있는, 온화한 유형들로 성격을 구분하기도 합니다. 어린 시절의 나는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었을까요? 기질이나 성격을 설명하는 단어들을 나열하며 거기서 나와 가장 가까운 단어들을 5개 정도 찾아보세요. 내성적, 외향적, 모험심이 많은, 조심스러운, 주장이 강한, 소심한, 행동형, 회피형, 까다로운, 순한, 느린, 빠릿빠릿한, 완벽주의적인, 남을 잘 돕는, 사회성이 강한, 차분한, 산만한, 감성이 풍부한, 인내심이 강한 등 어릴 적 나의 성격을 설명할 만한 단어를 찾아보면 됩니다. 아마도 많은 것들이 나의 성격에 영향을 미쳤을 것입니다. 부모의 성격 특성이나 성숙도에 따라, 집안 환경에 따라, 부모의 양육 태도에 따라, 형제 순서에 따라, 타고난 어떤 기질에 따라, 경험한 사건들에 따라 성격은 다르게 형성될 수 있을 것입니다. 어릴 적 엄마의 성격을 자녀와 나누며 서로 닮은 점과 다른 점들을 찾아갈 수 있다면 서로 한 걸음씩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입니다.


[예시] 

"어릴 적 엄마의 성격은 이런 단어들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아. 조용한, 겁이 많은, 감성이 풍부한. 이런 성격이 생기게 된 건 아마도 집안 분위기 때문이었을 거야. 집에 사람이 있어도 늘 조용했거든. 아버지는 늘 신문이나 책을 보셨고, 엄마는 늘 부엌에서 무언가를 하셨어. 두 분 다 내성적인 분들이셔서 집안에서 큰 소리가 오고 간 적이 별로 없었어. 나도 활동적인 성격이 아니다 보니 혼자 노는 것을 좋아했던 것 같아. 몸이 좀 약해서였던 이유인지 몰라도, 밤에 혼자 자는 것을 너무 무서워했었고. 그래서 잠이 들 때면 엄마에게 옆에 있어 달라고 늘 졸랐던 기억이 나. 많이 울기도 했고. 글을 읽을 수 있게 되면서부터는 책에 빠져서 살았던 것 같아. 집에 있는 문학 전집을 다 읽으며 이런저런 상상을 많이 하곤 했어. 이런 엄마의 성격 때문에 불편했던 것은 사람들이 조용히 있는 나를 신경 쓰는 것처럼 느껴야 했던 거야. 자꾸 아픈지, 괜찮은지 물어보는 것이 귀찮고 답답했었어. 그렇지만 좋았던 점도 있어. 이런 성격을 이해해 주는 친구랑은 무척 가깝게 지낼 수 있었던 것 같아. 너는 엄마의 이런 성격을 닮은 것 같아. 친구가 많지는 않지만 깊게 사귀는 친구들이 있으니까. 신기하게도 겁이 많은 것은 닮지 않았어. 이건 엄마가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엄마는 네가 세상에서 더 용기 있게 많은 걸 경험하면 좋겠거든."





#3. 엄마의 장래희망


꿈 많던 어린 시절 한 번쯤 품었던 장래희망이 있을 것입니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많은 친구들이 선생님이나 의사, 과학자가 되고 싶어 했었죠. 드물게는 대통령이나 UN 사무총장처럼 이름이 많이 알려진 인물을 꿈꾸던 친구들도 있었고요. 아마 예전 친구들 중에는 TV에서 보이는 멋진 모습에 반해 연예인이 되고 싶어 하거나, 넉넉지 못한 집안 환경으로 그저 부자가 되고 싶어 하던 아이도 있었을 것입니다. 어떤 아이들은 부모님의 직업에 따라 비슷한 직업을 갖는 것으로 꿈을 말했습니다. 직업으로 장래희망을 말하는 대신 따뜻한 가정을 이루는 엄마가 되고 싶어 하거나, 그저 훌륭한 사람이 되겠다고 말한 아이도 있었겠죠. 이런저런 희망을 품었었지만, 이미 어른이 된 지금 어릴 적 가슴 설레이던 작은 꿈은 현실에 부딪혀 이미 사라졌을지도 모릅니다. 혹은 현실에 타협하며 적응한 다른 것으로 바뀌었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이미 경험했듯 자신이 꿈꾸었던 어린 시절의 희망을 이루며 사는 것이 쉽지 않은 세상이니까요. 그렇지만 자녀에게 엄마의 어린 시절 꿈과 그것이 되고 싶었던 이유를 들려주는 것은 참 멋진 일입니다. 멈춰진 꿈이든, 성취된 꿈이든 함께 나눌 수 있다면 자녀와 공유되는 추억은 늘어날 것이니까요.


[예시] 

"엄마는 어린 시절에 라디오 DJ가 되고 싶었어. 밤 열 시만 되면 라디오에서 시그널 음악이 흘렀어. '창밖의 별들도 외로워 노래 부르는 밤, 사랑스런 그대와 이야기 나누고 싶어요. 이문세의 별이 빛나는 밤에.' 이문세 님의 다정한 목소리와 고민을 나누는 사연들을 들으며 같이 울고 웃었던 순간들이 너무 좋았어. 그래서 나도 라디오 DJ가 되고 싶다고 가족들에게 말했었어. 다들 웃고 지나갔지만. 그래도 엄마는 너무 진지했었어. 그래서 정말 DJ 멘트를 써서 읽어보기도 하고, 녹음도 해보기도 했었어. 나중에 대학을 진학할 때도 신문방송학과를 가려고 했었단다. 그렇지만 간호학과를 가라며 윽박지르던 부모님들 때문에 결국 그걸 포기하게 되었어. 얼마나 오랜 시간 그 일로 부모님을 원망하고, 내 자신을 자책했는지 몰라. 지금은 다 지난 일이 되었지만, 지금도 그 꿈을 생각하면 아쉬움이 많아. 유튜브나 팟캐스트를 해보라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건 너무 어려운 일인 것 같아. 그래서 엄마는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을 시작하고 있어. 누군가에게 들려줄 이야기가 생기면 책을 쓸 기회도 생길 거라 생각해. 네가 들려주었던 이전의 꿈을 엄마는 잘 기억하고 있어. 엄마처럼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시도하면 좋겠어. 적어도 엄마처럼 후회는 하지 않도록."




#4. 엄마의 귀중품


어린 시절에 소중하게 여기며 간직했던 물건들이 있습니다. 늘 끼고 다니던 인형, 열쇠로 잠글 수 있었던 일기장, 얇은 종이 사이에 우표를 끼울 수 있게 되어 있던 우표 수집책, 캐릭터가 그려져 있던 편지지, 구슬, 공기, 인형이 달려 있던 펜, 동그란 딱지, 할머니가 써준 편지, 떠나간 아빠 사진, 상자에 모아둔 장난감, 꽃이 그려 있던 예쁜 가방. 이런 물건들이 소중했던 자신만의 이유가 있었을 것입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갖게 된 것이기 때문에, 친구가 가지고 있던 것이 너무 부러웠기 때문에, 조르고 졸라서 겨우 얻은 것이기 때문에, 아기 때부터 친구처럼 함께했던 것이기 때문에, 이젠 옆에 없는 사람이 주고 간 것이기 때문에, 비밀 이야기를 담아두었기 때문에, 외로운 시절에 위로가 되었기 때문에 등 여러 이유로 옆에 꼭 끼고 있거나 숨겨두며 소중하게 여겼을 것입니다. 이런 것들을 자녀와 함께 나누며 어릴 적 엄마에게 중요했던 것을 알려줍니다. 무엇을 소중하게 여겼었는지, 그 물건이 소중했던 이유, 그리고 관련된 추억들을 적어봅니다. 혹시 그 물건을 빼앗겼거나, 잃어버리게 되었던 기억이 있으면 기록해봅니다. 지금 그때 그 물건을 소중히 여기던 자신을 보며 어떤 생각이 드는지, 그리고 혹시 그런 모습이 오늘의 나와 연결되어 있지는 않은지를 생각하여 적어봅니다.


[예시] 

"엄마에겐 열쇠가 붙어 있던 일기장이 첫 귀중품이야. 딱딱한 핑크색 커버에 공주 그림이 있던 일기장이었어. 친구가 자랑하던 일기장이 너무 부러워서 엄마를 조르고 또 졸랐었어. 그렇게 얻은 일기장이 너무 좋았어. 방문을 잠그고 열쇠를 열어 거기에 혼자만의 이야기를 적었었어. 엄마에게 화난 이야기, 학교에서 있었던 친구의 비밀 이야기, 잊고 싶지 않았던 아빠의 칭찬 등을 썼던 기억이 나. 열쇠로 잠궜지만 누가 열어볼까 봐 숨겨두려고 했었고. 한 번은 열쇠를 어디다 두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서, 눈물을 글썽이며 찾았었어. 겨우 찾고 나서는 얼마나 좋았던지. 그 일기장에 무언가를 쓸 때는 나름 굉장히 진지하고 심각했던 것 같아. 아마 지금 그 일기장을 다시 열어본다면 깔깔 웃겠지만. 나만의 비밀 공간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 큰 위로가 되었던 것 같아. '속상하지만 일기장에 쓰면 되니까...' 하는 마음이 들었었거든. 지금 생각해보면 일기장에 이야기를 적으며 혼자 이겨내던 모습이 대견하기도 해. 나중에 엄마가 내 비밀 이야기를 알고 있다는 걸 알았고, 그때 내가 열쇠로 잠궈둔 일기장을 열어본다는 것을 발견했어. 너무 속상하고 화가 나서 그 일기장을 버렸어. 그리곤 일기 쓰기를 멈췄었고. 엄마가 너의 물건에 절대로 손을 대지 않고 열어보지도 않는 이유가 그때 기억 때문이야. 아무튼 어른이 되어선 휴대전화 메모장에 비밀번호를 걸어두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적어두고 있어. 적으면서 위로를 얻는 건 어린 시절과 비슷해. 너도 너만의 공간에 너만의 이야기를 적으며 힘을 얻으면 좋겠어."



여러분의 이번 주 치료적 글쓰기의 여정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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