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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tter Me 김진세 Nov 16. 2024

태어나보니 만나게 된 가족

치료적 글쓰기

아래의 주제에 맞춰서 자신만의 스토리를 써보세요. 이번 섹션에는 총 4가지 주제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 엄마의 출생 

누군가의 엄마인 나도 지금의 나이가 되기 전, 작은 아기로 태어나 삶을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출생으로부터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 먼저, 내가 태어난 곳과 관련된 이야기를 적어보세요. 어느 지역, 어떤 병원에서 태어났는지 기록하는 것이 이야기의 시작입니다. 이어서, 출생과 관련된 부모님의 기억을 정리해 봅시다. 임신 과정이나 출산 당시의 특별한 일화가 있다면, 부모님이나 조부모님께 물어보고 그 이야기를 적는 것도 좋습니다. 부모님이 살아계신다면, 나의 출생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지, 그때 느꼈던 감정이 무엇이었는지 물어보고 기록해 보세요.

이렇게 출생에 대한 이야기를 수집하며 나에게 어떤 생각과 감정이 들었는지도 적어보면 좋습니다. 형제자매가 있었다면 몇 명인지, 내가 몇째로 태어났는지도 기본적인 정보로 포함해 주세요. 그다음은 내가 어디에서, 어떻게 자랐는지 구체적으로 적어보는 것입니다. 주변 환경이나 집의 모습, 그 특징들을 기억나는 대로 정리해 보세요. 여기까지는 사실을 중심으로 기록해 나가는 과정입니다.

마지막으로, 나의 출생이 갖는 의미에 대해 고민해 보세요. 현재 삶에 대한 만족도에 따라 그 의미는 다르게 해석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또한, 나의 출생이 가족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생각해 보고 그에 대한 이야기를 기록해 보세요. 나의 탄생이 누군가에게 큰 행복이었을 수도 있고, 때로는 원치 않는 부담으로 느껴졌을 수도 있습니다. 혹시 부정적인 사실을 알게 되더라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기록해 보세요.


[예시

“너에겐 엄마인 나도 아기로 이 세상을 시작했어. 엄마는 OOOO 년 OO월 OO일 O요일에 OO에서 태어났어. 엄마가 나를 임신했을 때, 아빠가 잉어가 품에 뛰어드는 꿈을 꾸셨다고 하더라. 그때 엄마는 4녀 1남 중 둘째 딸로 태어난 거야. 내가 태어났을 때 할머니가 나를 안으며 “OO야, 엄마에게 남동생 낳아달라고 해라.”라고 하셨데. 아들을 더 귀하게 여기던 시절에 일어난 너무 슬픈 이야기지. 어쩌면 그것이 엄마에게 잘못 끼워진 첫 단추가 아닌가 싶어. 엄마는 태어난 후에 OO에서 살고 자랐어. 그곳은 온통 시골이었어. 늦은 오후만 되어도 온 마을이 깜깜해졌던 기억이나. 지금 돌아보면 엄마 인생은 아무도 재밌게 보지 않는 평범함 드라마 같았어. 그 처음 시작이 멋진 것은 아니었고, 전개되는 내용도 그저 잔잔했던 것 같아. 때문에 태어난 순간에 대한 감사도, 삶의 이어짐에 대한 감사도 특별히 해본 적은 없었고. 그렇지만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는 의미를 지금부터라도 찾아가고 싶어. 그게 너에게 들려주는 엄마 이야기의 이유이기도 하단다.”






#2. 엄마의 원가족

어린 시절의 부모님을 생각할 때 떠오르는 이미지나 기억을 먼저 적어보세요. 형용사로 표현해도 좋고, 사물이나 색깔을 비유로 사용해서 표현해도 좋습니다. 부모님을 각각 따로 표현해 보세요. 그리고 그 표현과 함께 기억나는 사건이나 말을 적어봅니다. 이어서 닮고 싶었던 모습 혹은 닮지 않고 싶었던 모습을 기록해 보세요. 부모님에 대해 한 가지만 바꿀 수 있다면 무엇을 바꾸시겠습니까? 나에게 남아 있는 부모님의 모습이 있나요? 그리고 지금 생각할 때 이런 부모님을 만난 것이 나의 삶에 어떤 의미인지도 적어봅니다. 혹시 형제자매가 있었으면 비슷한 방식으로 적어봅니다. 그리고 그들과 가족이란 이름으로 엮였던 기억을 떠올리며 어떤 점이 좋았었는지 그리고 어떤 점이 나빴었는지도 기록해 보시기 바랍니다. 마무리하며 자녀에게 들려주고 싶은 한마디를 적어보세요. 


[예시]

“어린 시절 엄마의 엄마를 생각하면 이런 단어들이 떠올라. 서툴고, 모질고, 연약하고, 답답하고, 불쌍한. 술만 먹고 들어오면 엄마를 때리던 아버지를 왜 그렇게 붙들고 살았는지 그땐 이해를 할 수 없었어. 그리고 나를 붙들고 온갖 힘든 이야기들을 했었어. 그땐 엄마를 도울 수 없던 내가 원망스럽고 또 좌절이 되었던 기억이 나. 그러면서도 그런 아빠를 두둔하는 엄마가 이해가 되지 않았고. 어른이 되어 생각해 보면 엄마가 나를 엄마 감정의 쓰레기통처럼 생각한 것은 아닌가 해서 화가 나곤 해. 결국 엄마는 그 아버지를 포기하지 못했으니까. 때론 답답한 상황에서 내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나 자신도 그 엄마를 닮은 것 같아. 내면의 연약함을 가리기에 급급하며 사람들의 눈치를 보는 이 엄마의 모습이 혹시 너에게 전달될까 걱정될 때가 많단다. 다 지난 이야기이긴 하지만 엄마는 엄마의 엄마로 인해 내가 늘 부족하거나 잘못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살았어. 그렇지만 그 덕택에 하나님의 은혜 아니면 살아갈 수 없는 사람이 되었지. 그리고 용서를 배웠고. 너도 혹시 엄마의 부족한 면들에 영향을 받았고 혹 받고 있다면, 엄마가 전달했던 사과와 함께 그 안에서 발견될 의미를 기다릴 수 있으면 좋겠어.”  




#3. 가족흔적: 행복

가족이 함께 했던 가장 행복했던 기억을 떠올려보시기 바랍니다. 놀이동산, 수영장, 공원 등에서 보낸 시간도 좋고, 함께 그림을 그리고 찰흙 장난을 한 시간도 좋습니다. 그때 무엇이 가장 좋았나요? 들었던 이야기, 먹었던 음식, 했던 장난 등 기억나는 것들을 적어봅니다. 이런 시간을 떠올렸을 때 지금 드는 감정이나 생각이 있다면 함께 적어봅니다. 그런 시간들로 돌아가고 싶은가요? 그렇다면 이유가 무엇일까요? 반대로 그런 시간이 그립지 않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런 것들을 적으며 어린 시절 가족과의 행복했던 시간이 나에겐 어떤 의미인지 돌아봅니다. 혹시 기억나는 순간이 없다면, 없음에 대한 생각을 적어보아도 좋습니다. 마무리하며 자녀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적어보세요. 


[예시]

“어린 시절 기억 중에 행복했던 순간을 말하라면 엄마는 이때가 생각나. 예전에는 평평한 종이로 된 사람 모양 인형에 종이옷을 입혀서 놀곤 했어. 여러 가지 종이옷을 팔았는데 그걸 바꿔 입히며 놀았던 거야. 그런데 어느 날 엄마가 플라스틱으로 된 입체 인형을 사 온 거야. 천으로 된 옷을 바꿔 입힐 수 있는 그런 인형이었어. 너무 놀랍고 또 너무 기뻐서 그 인형을 매일 안고 잠을 잤어. 엄마랑 그 인형을 가지고 함께 놀던 시간이 가끔 생각나. 아마 인생에 처음 느낀 행복이 아닐까 싶어. 너무 좋아서 그 인형을 들고 엄마를 찾아가 또 같이 놀자고 조르곤 했으니까. 엄마가 바빠서 나와 시간을 보내지 못했던 경우도 많았지만, 이때의 기억이 나를 잘 버티게 해 줬던 것 같아. 그래서 이 기억이 고마워. 때문에 엄마도 너에게 감사한 기억을 만들어 주고 싶었어. 그렇게 너도 그 기억 덕분에 잘 살아갈 수 있도록... 혹시 부족했다면 지금이라도 시작하고 싶단다.” 






#4. 가족흔적: 상처

가장 힘들었던 기억도 떠올려 봅니다. 집 밖에서는 말할 수 없었던 비밀, 정서적 방치나 신체적 학대, 이혼이나 죽음으로 인한 이별, 알코올중독이나 가난 등의 환경 등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그 시기를 겪으며 들었던 말들이나 남아있는 기억들이 있다면 적어봅니다. 그 당시에 가족 안에서 내가 했어야 하는 원하지 않았던 역할이 있었다면 그것도 기록해 보면 좋습니다. 그리고 그 기억이 현재의 삶에 미치고 있는 영향이 있는지 생각해 봅니다. 비유로 표현해도 좋습니다. 그때로 돌아간다면 부모나 형제에게 어떤 말을 하고 싶나요? 이어서 어린 시절 가족 관계 안에서의 나를 바라보며 지금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은지도 적어보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나의 자녀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적어보세요.  


[예시

“아픈 기억이 많은 어린 시절 탓에 그 시절을 돌아보는 것이 편하지만은 않아. 너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창피하기도 하고 또 두렵기도 해. 엄마가 용기를 내보려고. 엄마의 아빠는 가정에 충실했던 사람이 아니었어. 늘 다른 사람들을 챙기느라 바빴어. 재정적으로도 가족에 보탬이 되지 않았던 무책임함 때문에 엄마의 부모님들은 늘 다퉜던 것이 기억이 나. 엄마도 아빠도 다 자신의 말을 서로에게 전하라며 불편한 일을 시켰었어. 나는 그 일이 정말 싫었어. 문제를 일으키는 오빠가 혼나는 모습을 보며 그냥 집안에서 없는 사람처럼 조용히 지내려고 애썼어. 그리고 뭐든지 내가 잘해야 이 상황을 벗어날 것 같은 생각에 착한 아이로 지내려고 했고. 그래서 내 생각이나 불편함을 드러낸 적이 없었어. 이런 것들이 나중까지 이어져서 다른 사람들한테 싫은 소리를 잘하지 못해. 너희들에게도 그냥 잘해주길 기대했었고, 불편함을 주고받는 것이 싫어서 갈등을 피한 적이 많아. 엄마로서 좀 부끄러운 일이지만. 그때로 돌아간다면 부모님의 갈등이 너의 탓이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어. 부모님은 부모님의 인생을 살아갈 테니 가족 분위기를 좋게 만들려고 너무 애쓰지 말라고도 말할 거야. 너에게도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 엄마 아빠로 인해 신경을 쓰게 만들었던 건 늘 미안해. 혹시 그것 때문에 네가 완벽해지려고 애쓰고 있는 것은 아닐까 걱정도 되고. 그래서 그 부담을 덜어주고 싶어. 이건 엄마의 숙제일 것 같아.” 



여러분의 이번 주 치료적 글쓰기의 여정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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