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걷기를 시작하세요

by Better Me 김진세

[오늘의 말씀]


누가복음 24:13-17

13 그 날에 그들 중 둘이 예루살렘에서 이십오 리 되는 엠마오라 하는 마을로 가면서 14 이 모든 된 일을 서로 이야기하더라 15 그들이 서로 이야기하며 문의할 때에 예수께서 가까이 이르러 그들과 동행하시나 16 그들의 눈이 가리어져서 그인 줄 알아보지 못하거늘 17 예수께서 이르시되 너희가 길 가면서 서로 주고받고 하는 이야기가 무엇이냐 하시니 두 사람이 슬픈 빛을 띠고 머물러 서더라




[오늘의 이야기]


오늘은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와 동행하신 장면으로 시작하려고 합니다. 이 이야기는 13절부터 31절까지 이어지는데, 두 제자는 예수님의 십자가 처형이라는 충격적인 사건 이후 깊은 실망과 좌절 속에서 예루살렘을 떠나고 있었습니다. 그들이 기대했던 메시아, 이스라엘을 구원할 것이라 믿었던 분이 십자가에서 죽으셨습니다. 모든 희망이 무너진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들은 슬픔에 잠겨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걸어가고 있었는데, 바로 그때 예수님께서 그들 곁에 다가오셔서 함께 걸으셨습니다. 흥미롭게도 그들은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그들의 슬픔을 외면하지 않으시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시며, 성경을 풀어 설명해 주시고, 함께 식사하시다가 떡을 떼시는 순간 그들의 눈이 열려 비로소 예수님을 알아보게 됩니다. 그 순간 그들의 마음은 다시 뜨거워졌고, 절망은 희망으로 바뀌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우울의 중요한 한 측면을 보여줍니다. 바로 상황적 요인, 즉 실망스럽고 충격적인 사건이 우리의 정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것입니다. 엠마오 제자들처럼, 우리 역시 삶에서 기대했던 것이 무너지는 경험을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이나 사별, 직장에서의 해고나 실패, 건강 문제의 진단, 자녀의 예상치 못한 문제, 경제적 위기, 소중한 관계의 단절, 오랫동안 준비했던 일의 좌절, 교회 공동체 안에서의 상처, 믿었던 사람의 배신, 혹은 그저 설명하기 어려운 삶의 무게감 같은 것들 말입니다. 이런 사건들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같은 사건을 겪어도 어떤 사람은 그것이 자신의 우울에 미치는 영향을 명확히 인식하는 반면, 어떤 사람은 그 연결고리/영향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그 일이 있고 나서부터 제가 이렇게 된 것 같아요"라고 말하는 분이 있는가 하면, "별일 아닌 것 같았는데 이 정도까지 영향을 미칠 줄 몰랐어요"라고 뒤늦게 깨닫는 분도 계십니다. 상담실에서 만나는 많은 분들이 "저는 원래 강한 사람인데, 이번에는 왜 이렇게 무너졌는지 모르겠어요"라고 말씀하십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일 수 있습니다. 이전이라면 충분히 견딜 수 있었던 문제인데, 지금 나의 몸과 마음의 상태가 여러 이유로 약해져 있었을 수 있습니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했거나, 다른 스트레스가 누적되어 있었거나, 신체적으로 지쳐 있었을 수 있습니다. 혹은 지금의 문제가 당신 내면의 오래된 취약함을 건드려서, 마치 댐이 무너지듯 감정이 크게 넘쳐흘렀을 수도 있습니다. 어린 시절의 상처, 오래된 두려움, 해결되지 않은 아픔이 현재의 사건과 맞물려 증폭되는 것입니다. 또는 작은 일들이 조금씩 축적되어, 어느 순간 당신이 가진 회복탄력성의 한계를 넘어섰을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 지푸라기 하나가 낙타의 등을 내려 앉히듯이요.


우울이 찾아오면 가장 힘든 것은 무엇인가를 시도하고 노력할 동기 자체가 사라져 버린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우울이 찾아오면 가장 힘든 것은 무엇인가를 시도하고 노력할 동기 자체가 사라져 버린다는 것입니다. 일어나야 할 것 같은데 일어날 수가 없고, 해야 할 일이 있는데 손을 댈 수가 없고, 누군가를 만나야 할 것 같은데 연락조차 하기 싫어집니다. 모든 것이 무의미하게 느껴지고, 노력해 봤자 소용없을 것 같은 무력감에 빠집니다. 그래서 우울 속에서 혼자 버티는 것은 너무나 어렵습니다. 마치 깊은 수렁에 빠진 사람이 스스로의 힘으로 빠져나올 수 없는 것처럼, 우울은 당신에게서 스스로를 도울 힘마저 앗아가 버립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는 예수님을 기억해야 합니다. 예수님은 "임마누엘", 곧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이름으로 이 땅에 오셨습니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하시는 하나님, 이것이 우리 신앙의 핵심입니다. 오늘 본문을 보십시오. 낙심하고 절망한 엠마오 제자들에게 예수님은 어떻게 하셨습니까? 멀리서 "힘내라, 믿음을 가져라"라고 외치지 않으셨습니다. 그들 곁으로 직접 다가오셔서 함께 걸으셨습니다. 그들의 슬픈 이야기를 들어주셨습니다. 그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 주셨습니다. 그들과 함께 식사하셨습니다. 동행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승천하시면서도 제자들에게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라고 약속하셨고, 보혜사 성령을 보내주셔서 우리와 영원히 함께하실 것을 약속하셨습니다.


우리의 우울로부터의 회복 여정에도 동행자가 필요합니다.
그 첫 번째 동행자는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우리의 우울로부터의 회복 여정에도 동행자가 필요합니다. 그 첫 번째 동행자는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당신이 지금 어떤 어둠의 길을 걷고 있든, 예수님은 이미 당신 곁에 계십니다. 비록 엠마오 제자들처럼 당신이 그분을 알아보지 못할지라도, 그분은 이미 당신과 함께 걸으시며, 당신의 이야기를 들으시고, 당신을 이해하시고, 당신을 인도하고 계십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 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는 그분의 약속을 붙들으십시오. 그분은 당신을 혼자 두지 않으셨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때로 사람의 얼굴로 우리 곁에 오십니다. 신뢰할 수 있는 친구, 가족, 목회자, 상담사, 의사가 그 통로가 될 수 있습니다. 혼자 걷지 마십시오. 엠마오 제자들도 둘이 함께 걸었습니다. 당신도 누군가와 함께 걸으십시오. 당신의 슬픔을 나눌 수 있는 사람, 당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 당신이 보지 못하는 희망을 함께 찾아줄 사람을 찾으십시오.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약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지혜로운 선택입니다.


그렇게 걸어가십시오. 혼자가 아니라 함께, 천천히 한 걸음씩 걸어가십시오. 엠마오 제자들도 예루살렘에서 엠마오까지 25리, 약 11킬로미터를 걸었습니다. 짧지 않은 거리입니다. 회복의 여정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동행자와 함께라면, 특히 예수님과 함께라면, 그 길은 견딜 만합니다. 아니, 견디는 것을 넘어서, 엠마오 제자들처럼 어느 순간 "우리에게 말씀하실 때에 우리 속에서 마음이 뜨겁지 아니하더냐"라고 고백하는 순간이 올 것입니다. 오늘, 혼자 걷는 것을 멈추고, 함께 걷기를 시작할 것을 권해드려요.




[오늘의 기도]

주님, 때로 저는 엠마오로 향하는 제자들처럼 실망과 좌절 속에서 걷고 있습니다. 기대했던 것들이 무너지고, 희망이 사라진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저는 너무나 외롭고, 이 길을 혼자 걸어야 한다는 생각에 지쳐갑니다. 하지만 주님은 약속하셨습니다. 저와 함께하시겠다고, 세상 끝날까지 함께 계시겠다고 말입니다. 제가 알아보지 못할지라도, 주님은 이미 제 곁에서 함께 걸으시며 저의 슬픔을 들으시고 계심을 믿습니다. 오늘 저에게 동행자를 보내주시옵소서. 함께 걸을 수 있는 사람, 제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을 통해 주님의 임재를 경험하게 하소서. 혼자 걷는 것을 멈추고, 주님과 함께, 그리고 주님이 보내주신 사람들과 함께 회복의 길을 걸어갈 수 있는 용기를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상담자의 한마디]

상담실에서 제가 가장 자주 하는 질문 중 하나는 "지금 누가 당신 곁에 있나요?"입니다. 지지 관계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우울 속에서 스스로를 고립시킵니다. "다른 사람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아서", "이해받지 못할 것 같아서", "약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서"라고 말씀하시죠. 하지만 제가 상담자로서 확신하는 것은, 회복은 관계 속에서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당신에게는 동행자가 필요합니다. 예수님도 혼자 사역하지 않으셨습니다. 제자들과 함께하셨고, 기도할 때도 세 제자를 데려가셨습니다. 우울의 거짓말 중 하나는 "넌 혼자야"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거짓입니다. 예수님이 함께하시고,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오늘, 한 사람에게 연락해 보세요. "요즘 힘들다"라고 솔직하게 말해보세요. 전문 상담사를 찾는 것도 좋습니다. 함께 걷는 것, 그것이 회복의 시작입니다.




아래는 제가 쓴 책입니다. 구매하셔서 회복과 성장의 도구로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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