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가뿌라 5

마음을 담장 너머로 연재 5탄

by 이청락

이제 우리는 안다.


붙잡고 있으면
무거워지고,
넘겨버리면
가벼워진다는 것을.


그렇다면 남은 질문은 하나다.

도대체
어떻게 날려보내는가.


사람들은
놓는 법을 배우지 않는다.

참는 법,
버티는 법,
쌓아두는 법은 배웠지만

정작
넘기는 법은
배운 적이 없다.


그래서 대부분은
이렇게 산다.

관계 하나 끝났는데도
계속 머릿속에서 되돌려보고,

이미 지나간 말 한마디를
수십 번 다시 떠올리고,

돈에 대한 불안은
쥐고 있을수록 더 커지는데도
끝까지 놓지 못한다.


능가뿌라는
이걸 끊는 방식이다.


첫 번째는
생각을 끊는 게 아니라
장면을 바꾸는 것이다.

머릿속에서 계속 반복될 때는
이길 수 없다.

대신
몸을 움직여야 한다.

걷거나,
밖으로 나가거나,
전혀 다른 장면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시인이 장면을 바꿨듯이,
우리도 장면을 바꾸면
마음이 따라 움직인다.


두 번째는
완벽한 정리를 포기하는 것이다.

이해하고 나서 놓겠다는 생각.

그건
거의 불가능하다.

마음은
이해로 정리되는 것이 아니라
거리로 정리된다.

멀어지면
가벼워진다.


세 번째는
말을 던지는 것이다.

속으로라도 좋다.

“그래 그래, 능가뿌라.”

이 한마디는
생각을 끝내는 신호다.

계속 붙잡고 있을지,
넘겨버릴지.

그 경계에서
방향을 바꾸는 말이다.

결국
능가뿌라는 기술이 아니라
반복이다.

한 번에 되는 것이 아니라

계속
넘기고,
또 넘기고,
또 넘기는 것.

처음에는
조금밖에 안 넘어간다.

하지만 어느 순간
깨닫게 된다.

아,
이제는 넘길 수 있구나.

그때부터
인생이 달라진다.

관계도,
돈도,
감정도

붙잡는 사람이 아니라
흘려보내는 사람이 된다.

그리고 마지막 하나.

가장 중요한 것.

자기 자신까지
붙잡고 있지 않는 것.

후회하는 나,
부족한 나,
아직 멀었다고 느끼는 나.


그것까지도

그래 그래
능가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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