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를 꾸준히 계속해서 제작하기로 마음먹은 후 고민되는 점들이 몇 가지 있었다.
컨셉, 디자인, 제작 관련해서 몇 가지를 스스로 적어봤다.
나의 주제, 메시지를 잘 표현할 수 있는가?
제작과정에 있어 너무 쉽거나 어렵지 않은가?
반복 작업이 가능한가?
많이 만들었을 때, 모아놨을 때 어떤 느낌을 주고 싶은가?
많은 의자들을 보관할 방법이 있는가?
독특한 의자보다는 기성품에 가까운 의자를 만들고 싶었다. 너무 새로운 형태, 표현을 가진 의자의 경우 사람들에게 의자, 가구보다는 작품에 가깝게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일상 속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형태에서 나의 반복적인 행동들을 떠올렸으면 했다
앤조 마리, (Sedia 1 from Autoprogettazione Project) 출처: 월간디자인, 아르텍
그래서 첫 번째로 생각해 낸 것이 도면과 제작방식이 공개되어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의자를 만들자였다. 많은 사람들이 시도했고, 앞으로도 시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에 주제와 적절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래도 내 디자인을 해야지!라고 생각했다.
새로운 방식으로 디자인에 도전을 하고 싶었고, 항상 수업의 주제, 콘셉트에 맞춘 가구를 만들었지 평범한 의자를 만들자!라고 생각해 본 적은 한 번도 없다. 세상에 없는 거... 독특한 거... 새로운 방식... 등에 항상 눈이 가기 마련이었다. 처음으로 의자 같은 의자를 만들 생각에 설렜다.
이것은 앞으로 생길 수많은 난관 중 첫 번째 어려움이었다.
스탠다드한 의자를 만들고 싶었고, 세상에는 이미 너무나도 좋은 의자들이 많았다. 비슷한 치수 안에서 어떤 의자는 얇고 간결했고, 어떤 의자는 툭툭 잘라 조립해도 무게감이 느껴지는 등 같은 원목 의자 안에서도 다들 매력이 넘쳤다. 나만의 디자인포인트를 찾기 어려웠고 그리다 보면 결국 이미 있는 의자와 비슷해져 갔다.
막 그려도 보고 측면, 정면에서도 그려봤었다..
최종 디자인
의자의 다리와 좌판이 살짝 떨어져 있는 느낌을 담았고, 좌판을 지지하는 2개의 각재로
입 벌린 동물의 이빨과 같은 디자인 포인트를 넣어줬다. 전체적인 비례감은 작고 뭉툭한 느낌의 원목의자!
글의 처음에 이야기했던 것처럼 의자를 쌓기 위해 각도와 치수를 조정해서 최종 디자인을 결정지었다.
고민하던 디자인이 끝났다. 이때만 해도 난 당장이라도 작업하고 싶어 엉덩이가 들썩들썩한 상태였다. 실제로 나는 "이제 머리 그만 쓰고 빨리 나무 시키고 작업하고 싶다" 라며 실언을 했던 기억이 있다...
다음 글에서는 의자를 만드는 이야기를 적어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