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힘, 십 년 뒤의 나
인간은 보통 한 해에 할 수 있는 일은 과대평가하고,
십 년 동안 할 수 있는 일은 과소평가한다.
[단 한 번의 삶]을 읽으며 이 문장을 읽었을 때,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누구나 그렇듯 나는 한 해를 시작할 때, 거창한 계획을 세웠다. 계획들을 세우며 스스로를 한 단계 더 성장시키겠다고 다짐한다. 그런데 현실은 언제나 계획보다 느리다. 초반에 거창하게 세워놨던 것들 중 반의 반도 이뤄내지 못했고, 내 마음만 조급해진다.
올해가 시작될 때, 버킷리스트 워크숍에 참여했다. 하고 싶은 것들을 단계별로 100개씩 적어보고 그룹을 나눠보고, 또 추려보는 과정이었다. 3시간 가까이 되는 시간이었는데, 시간이 부족했다. 그만큼 1월의 나는,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목표한 것도 가득했었다.
여름이 오기 전, 이 리스트들을 다시 꺼내보았다. 적어 둔 것을 보면서 웃음이 났다. 리스트 중 대부분이 지금 보니 하지도 않을,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필요도 없는 것들로 가득 차 있었다. 물론 그중 10%는 이어나가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은 시도하다 포기해버리거나 다음 단계로 가지 못해서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것들이었다. '1월에 욕심만 가득했네' 이 생각을 가지며 다시 써야 하나? 고민을 하고 있던 찰나 때마침 이때 워크숍을 진행해 주셨던 강사분을 만나게 되어 이렇게 말했다.
1월에 적어 둔 것 봤는데, 다시 써야 될 것 같아요.
다시 보니 의욕만 앞서고, 이유도 없는 버킷리스트 한가득이더라고요.
강사분은 내 이야기를 들으며 웃으며 말씀하셨다.
원래, 그래요. 버킷리스트를 쓰면 3개월 뒤에 한 번씩 보며
진짜 필요한 것들만 남기고 줄여나야 합니다.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리스트들은 하면 좋은 법한 목표들이었다. 어쩌면 내년의 내가 또 목표로 쓰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뚜렷한 목적이 없다 보니 의지로만은 할 수가 없었다. 몇 번 시도했다가 결국 끝까지 이어가지 못했다. 어떤 마음으로 이 리스트를 썼는지 하나하나 되짚어 보니 포기했던 것들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가 없었다는 것.
이런 이유를 몰랐던 나는, 그저 많은 올해의 버킷리스트들을 해내지 못했다는 좌절감이 나도 모르게 내 안에 자리 잡고 있었었다. '나는 왜 이렇게 꾸준하지 못할까.' ' 왜 매번 끝까지 해내지 못할까.' 하지만 포기한 게 문제가 아니라, 이유 없는 욕심이 문제였다. 목적 없는 도전은 오래가지 못한다는 사실을 이제야 인정하게 된 것이다.
생각을 바꿔 나의 지난 7개월을 되돌아보니 생각보다 나는, 해낸 일들이 꽤 많았다. 꾸준히 이어온 미라클모닝, 책장 한 장 한 장을 넘기며 기록한 순간들, 운동이라 부르기엔 소박했지만 내 몸을 조금씩 움직이려 했던 시도들, 글을 쓰기 시작한 것들, 완벽하진 않았어도 그것들은 분명 나를 앞으로 밀어준 발걸음이었다. 그런데 나는 이것들을 굉장히 과소평가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 8월의 문 앞에 섰다.
지난 7월의 사진첩을 쭉 살펴보았다. 사진첩 속에는 소소한 나의 일상들이 담겨있었다. 스타벅스에서 책 한 권을 읽으며 마음이 환해졌었던 점심시간, 코엑스 데이터센터 서밋에 참여하여 미래를 바라보았던 순간, 스탭퍼 위에서 꾸준히 몸을 움직였던 순간들, 마음을 울리는 그림 앞에서 감동받았던 것들, 그리고 무엇보다 300일 가까이 이어온 미라클모닝이 있었다.
돌아보니, 모든 기억들 하나하나를 통해서 크게 눈에 띄는 변화는 아니었지만, 내 안에서 조용히 단단해지는 무언가가 있었다.
이제 8월의 문 앞에 서서 다짐한다. 거창한 계획 대신, 하루하루에 집중하겠다고. 그리고, 동기가 명확한 딱 3가지만 해보고 자고. 매일 책 10분, 하루에 글 한 페이지, 운동 20분. 이 작고 소박한 실천들이 내 삶을 조금씩 다른 빛깔로 채워줄 것이다. 한 해를 바꾸는 건 거창한 계획이 아니라, 오늘 하루의 작은 실천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보통 한 해에 할 수 있는 일은 과대평가하고,
십 년 동안 할 수 있는 일은 과소평가한다.
이제 이 문장을 다르게 이해한다. 매일 할 수 있는 작은 성취를 과소평가했다. 그리고 올해 해내야만 한다는 나만의 거창한 목표에는 조급해했다. 하지만 이제는 조급해하지 않으려 한다. 그런 거창한 목표는 내려놓고 하루하루를 잘 살아봐야겠다. 작은 실천들을 꾸준히 이어 나가봐야겠다. 그럼 십 년후의 나는, 지금의 나보다 훨씬 더 단단하고 빛나는 모습으로 서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