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엄마라는 존재, 나의 힘의 시작

엄마의 문자, 사랑을 말하는 방식

by 베러윤
오늘도 화이팅
사랑해 내 딸
잘하고 있어


가끔, 아침 출근길, 엄마에게서 오는 짧은 문자들이다. 짧고 담백한 문장. 하지만 그 안에 엄마의 진심과 사랑이 느껴진다. 반면 나는 표현을 잘 못한느 편이다. 샤이하고 무뚝뚝한 편인데, 이 시대 K장녀에 ISTJ성향까지 더해지니 그 다정한 문장을 받았을 때 바로 감정을 표현하는 게 어색할 때가 많다.



그래서 내 답장은 늘 간단하다.

나도
고마워


때로는 이모티콘만 하나 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사실은 엄마의 문자를 하나하나 스쳐 읽고는 마음이 따뜻해지고 괜히 울컥할 때도 있기는 하다.



이번 주 나는 <아티스트웨이>라는 책을 따라 12주간의 글쓰기 여정을 시작했다. 매일 아침 ‘모닝페이지’를 쓰고, 매주 자신을 회복하는 과제를 실천하는 방식이다. 이번 주는 1주 차, 주제는 ’ 안정감 회복‘이었다. 우리가 스스로를 제한하는 부정적인 생각들을 꺼내보고, 그 안에 숨겨진 감정의 뿌리를 들여다보는 시간이다. 이번 주 이 작업을 하면서 4일째 되던 어젯밤. 문득 엄마의 문자가 떠올랐다.


나는 꽤 오랫동안 어떤 말들이나 행동에 상처받아왔다고 믿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로 바르게 자란 것이 기적이며, 스스로를 꽤 괜찮은 사람이라고 다독였던 것 같다. 특히 엄마의 말들이 그랬다.


넌 왜 그렇게 조심스럽니
왜 그거밖에 점수를 못 받았어?


그 당시에는 그런 말들이 나를 움츠러들게 하고, 자꾸 작아지게 만든다고 느꼈다. 그래서 나는 엄마가 나를 있는 그래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또 욕심이 너무 많다고 느꼈다. 그래서 그 부정과 조심스러움이 내 안에 스며들어 나는 너무 신중하고, 때로는 소심하게 발을 내딛는 사람이라고 여겼다. 그렇게 이번 주 내내 내 안의 부정적인 믿음들을 하나씩 마주하다가 엄마의 문자가 떠오르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혹시, 그 말들은 모두 사랑이었을까?


몇 안 되는 캡처한 문자들을 다시 꺼내 읽었다. 그제야 보냈다. 사실은 엄마에게 긍정적인 기운들을 많이 받아왔다는 것을.


사실 엄마의 감정표현은 처음이 아니었다. 고등학교 3학년 시절, 매일 새벽같이 일어나 도시락을 싸주시고, 도시락 뚜껑 안쪽에 손글씨로 짧은 편지를 써주셨다.

괜찮아, 넌 잘하고 있어.

그때는 이게 특별한 줄 몰랐다. 누구나 다 그렇게 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그 모든 순간들이 당연한 건 아니었고, 내 인생에서 가장 깊은 사랑이었다.




나는 아직 아이도 없고, 엄마의 마음을 온전히 이해할 만큼 자라지도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엄마는 늘 나를 걱정했고, 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어떤 마음인지 읽어내는 사람이었단 걸.


사실 내가 지금 이렇게 살아갈 수 있는 이유는, 내가 특별하기 때문도, 내가 잘해왔기 때문도 아니라 이 세상 단 한 뿐인 엄마라는 사람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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