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작은 일에도 웃어보기
야, 우리도 이렇게 늙자
어느 날, 친구에게서 톡이 왔다. 함께 보낸 사람은 그림 한 장.
비 오는 날, 우산을 들고 빗속을 달리는 세 할머니들의 모습이었다. 내리는 비에 옷이 흠뻑 젖을 텐데, 셋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림이지만 그들의 발걸음은 가벼웠고, 잘 보이지 않았지만 표정을 밝은 것처럼 느껴졌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 발을 맞춰 걸으며 비 오는 날을 즐기고 있었다.
이 작품의 화가의 이름은 데스 브로피 (Des Brophy). 영국 출신의 작가로 특별한 이야기가 없어도 일상의 유쾌한 순간을 그려내는 데에 탁월한 화풍을 그린 사람이다. 특히 노년의 친구들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거리를 활보하는 장면을 자주 그린다고 한다. 붓터치가 거칠면서도 따뜻하고, 색감은 생기가 넘친다. 무겁지 않지만 진하게 삶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마치 “삶은 나이를 먹어도 계속 재미있을 수 있어”라고 말해 주는 것처럼
저렇게 나이 먹을 수 있을까?
그림 속 할머니들의 모습이 오래 마음에 남았다. 팔을 흔들며 웃는 그들의 얼굴에서 나이와 상관없이 ‘나는 살아있음’이라는 유쾌함을 느꼈다. 이 모습에서 문득 나는 ‘노년’이라는 단어를 새롭게 생각하게 되었다.
사실 나에게 ‘노년’은 아직 실감은 나지 않는다. 지금의 삶만으로도 벅차기도 하고, 직장 생활하면서 지나가는 하루하루를 간신히 보내고 있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나이 든 나를 상상하는 것조차 어쩐지 현실과는 먼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이 그림 속 세 사람처럼 살기 위해서는 오늘의 내가 이미 그런 태도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지금 웃지 못하면서, 어떻게 나중엔 웃을 수 있지?
삶의 재미는 기다린다고 생기는 게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의 선택이라는 걸 자주 잊고 살았다. 오늘 하루를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따라 미래의 내 웃음도, 내 표정도 달라질 거 같다.
그림 속 할머니들이 보여준 건 몸의 나이가 아니라 마음의 나이로 살아가는 방식이었다. 나도 언젠가 나이가 들면 내 친구들과 혹은 배우자와 그림 같은 하루를 살고 싶다. 화려하진 않지만 웃음이 있고, 젖은 옷보다 같이 걷는 사람이 더 신경 쓰이는 하루. 그리고 그 하루들이 쌓여 지금보다 더 유쾌한 나로 늙어가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