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공대에 미친 중국

KBS 인재전쟁 다큐 1부

by 베러윤
우리 아이는 꼭 일류 대학 이공계에 갈 거예요.



다큐 속 중국인의 한 부모의 인터뷰다. 며칠 전 KBS다큐멘터리 <인재전쟁 1부 : 공대에 미친 중국> 편을 보았다. 썸네일이 너무 중국스러워 안보려 했는데, 왜인지 자꾸 나의 알고리즘에 뜨길래 출근을 준비하면서 보았다. 사실 요즘 AI와 중국의 이야기는 워낙 흔해서 뻔한 내용이겠거니 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보는 내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다큐는 중국의 공대 교육 열기를 생생히 보여주었다. 우리나라가 의대에 몰두한다면, 중국은 공대에 몰두하고 있었다. 입시를 앞둔 부모들은 아이를 이과, 그중에서도 공대로 보내기 위해 온 힘을 쏟는다.


그 배경에는 중국 국가 차원의 확고한 의지도 있었다. 과학 기술 인재를 전략 자산으로 삼아 기술력을 무기로 만들겠다는 목표말이다. 중국은 기술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꾸준히 투자했고, 그 결과 “따라가는 나라”에서 “추월하는 나라”로 향하고 있었다.


나도 중국을 떠나온지 12년. 그 당시에 이미 중국에서는 카카오택시와 같은 어플이 공공연하게 사용되고 있었고, 나 또한 매일 이용했다. 길거리에는 공공자전거가 즐비했다. 현금 대신 휴대폰 결제가 일상이 되었고, 작은 상점에서도 QR코드를 내밀면 바로 결제가 가능했다. 돌아보면 중국은 이미 생활 속 기술면에서 앞서 있었다. 다만 ‘짝퉁의 나라’라는 인식때문에 모두가 무시했을 뿐.


그래서였을까. 다큐 속에서 ‘공대에 미친 중국’을 마주했을 때, 단순히 교육 열기 이상의 흐름이 읽혔다. 기술과 사람, 그 두 축을 동시에 밀어붙이며 국가적 전략을 실현해 가는 모습 말이다.


영상 후반에는 낯익은 장면이 스쳤다. 내가 공부했었던 복단대학교였다. 그곳에서 한국에서 은퇴한 한 교수님이 연구와 교육을 이어나가는 장면이 나왔다. 다큐는 교수님의 모습을 비추며, 중국 대학들이 은퇴한 해외 교수들까지 적극적으로 영입해 연구의 폭을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적극적인 지원에 마다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이것은 단순히 인력을 채우는 차원이 아니었다. 수십년간 쌓아온 지식과 경험을 국가의 자산으로 다시 쓰는 방식이었다.


또한 교수님은 연구와 교육의 지원을 넘어서 중국이란 국가 자체가 과학자를 ‘대하는 태도’가 다르다고 했다.

12년이 지난 지금, 다큐 속 화면으로 다시 마주한 복단대학교가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과학자와 기술자를 단순한 연구자가 아니라, 국가의 미래를 설계하는 전략 자산으로 대하는 태도. 그 차이가 결국 중국을 지금의 자리로 이끌고 있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오버랩 되는 대한민국.

AI 프로젝트 업무를 하면서 정말 인정하기 싫지만, 우리는 많이 뒤처져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고 있다. 그동안 나는 그 이유를 단순히 기술력 부족이나 제도의 한계에서 찾았다. 당연히 예산이나 제도의 차이도 분명히 크다. 하지만 이 다큐를 보면서 느낀 건 중국은 과학자를 단순히 ‘연구하는 사람’으로만 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들의 국가의 전략 자산으로 대우하며, 지식과 경험이 사라지지 않도록 붙잡아 함께 미래를 설계해 갔다.

결국 차이는, 사람을 어떻게 대하느냐, 인재를 어떤 눈으로 바라보느냐, 그 태도가 기술의 속도를, 더 나아가 국가의 방향을 바꾼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나라의 경쟁력을 좌지우지 하는 기술,

의대만이 최고라고 외치는 대한민국에 현실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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