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53.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은 운이 좋다

앞으로의 10년 나는 어떻게 보낼 것인가?

by 베러윤

최근 직장인들 사이에 4050 미생으로 난리가 난 드라마가 하나 있다.

바로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나무 위키에서 퍼옴

원래 책으로도 유명해서 알고는 있었는데, 우연히 제주도에 놀러 가서 TV를 돌리다가 재방송으로 보게 되었다.

최근에 우리 회사도 희망퇴직을 진행했던 터라, 방송에 나온 김 부장이 남일 같지 않았다. ​

아니나 다를까, 동료 직원들 중에 이 드라마가 너무 슬퍼서 보기 조차 싫다는 분들도 계셨고, 결혼하신 남자분들 중에는 눈물 흘리며 보셨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한동안 밥만 먹으러 가면 온통 김 부장 이야기뿐이었다.

이 이야기가 실화라고 하던데, 그래서 그런가 정말 현실고증 제대로 한 드라마였다.



희망퇴직 한 김 부장, 솔직히 그는 운이 꽤 좋았다.

나는 올 한 해, 인생의 앞자리가 바뀌면서 직장의 다음 스탭을 위해 고민해 왔었다. 그리고 올해 이것저것 시간을 쪼개어 많이 참여도 해봤다. 드라마틱한 다음 스탭을 꿈꾸면서 말이다. ​하지만 이 것이 꽤 어렵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는 것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하긴, 중고등학교 대학시절을 보내고도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하는지 몇 년을 고민했었는데 그 답이 몇 개월 한다고 뚝딱 나올 리가 없지.

드라마 내용 중 김 부장은 희망퇴직금을 사기당한 상가에 투자해 큰 빚을 지게 된다. 결국 서울의 자가를 팔고, 울며 겨자 먹기로 형 카센터에서 손세차를 시작하게 되는데, 대기업에 다니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손세차 라니,,, 직업의 귀천이 없지만 아마 꽤 힘들었을 것이다. 육체적으로 마음적으로..


그래도 나는 김 부장이 꽤 운이 좋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희망퇴직한 김 부장은 방황 중인 사람들이 훨씬 많으니까 말이다. 현실적으로 50이 넘어 은퇴하면 어디론가 가기가 꽤 어렵다. 적어도 내 주변 사람들은 다 그렇다.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었는데 할 줄 아는 건 회사일뿐이고, 새로운 회사에서는 받아주지 않는 나이이고, 결국 차리는 게 커피집, 혹은 치킨 집 등등.. 아니면 본인의 전공을 살린 스타트업 회사.

아는 동생이 대출 관련 업무를 하는데, 찾아오는 사람들의 반 이상이 대기업에서 일하다 오신 분이라고 한다. 하지만 90프로는 일 년 뒤 다 망한다고, 심지어 이미 다른 곳에서 대출받고 오신 분들도 수두룩 하다고 했다.



10년 뒤의 나는?

시간은 흘러간다.

김 부장의 일은 언젠가 나도, 내 친구들도 겪게 될 일일 것이다.

요즘 사회가 돌아가는 꼴을 보아하니, 50대 이상 희망퇴직은 빠른 속도로 더 낮아질 것 같다.

어쩌면 내 나이 또래 모두 김 부장 보다 그 시기가 일찍 올 수도 있다.

그 시점에 나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진지하게 생각해 보고 준비해야 할 시기가 바로 지금 인 것 같다.

나의 다음을 찾아가는 소중한 시간.

나는 회사에서 어려운 과제를 맡는 걸 좋아한다.

그것을 딱 해냈을 때의 마지막의 희열이 좋아서?

지금 내 인생의 문제도 동일한 것 같다.

어렵고, 막막하지만, 하나씩 도전해 보고, 또 경험해 보고, 나를 알다 보면 어느 순간 모든 연결고리들이 이어져서 방향이 보이는 그날이 오지 않을까?

10년의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지내보자.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