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한 도움은 아니었을지도

도움이 되고 싶었을 뿐인데

by 사이의 사람

나는
도움이 되고 싶었다.
남편의 수입에는
한참 미치지 못했고,
그 사실이
말보다 먼저 나를 작게 만들었다.
차라리
내가 벌기보다는
집을 맡고,
덜 쓰는 게 낫지 않겠냐는 말도 들었다.
현실적인 판단이라는 걸 알면서도
그 말은
내가 하고 있던 일의 의미를
조용히 밀어냈다.


그때의 나는
돕고 싶었지만,
어떻게 돕고 있는지
설명할 수 없는 상태였다.
열심히 하고 있었는데,
그 열심이
집에서는 잘 보이지 않았다.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보다,
그 말 앞에서
내가 더 이상
무언가를 증명할 힘이 없다는 게
더 크게 남았다.


남편은
집안일과 육아에 내가 충분히 보태지 못한다고 느끼는 것 같았다.
계약된 퇴근 시간이 있었지만
왜 늘 그보다 늦어지는지 묻곤 했다.
집에 돌아오면
나는 쉬기에 바빴고,
주말이면
몸이 먼저 잠들었다.
말수가 줄었고,
서로의 하루를
끝까지 들어줄 여유도 없었다.


그 무렵은
남편의 일도 비수기였다.
사람을 많이 만나던 시간이 지나가고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늘어난 시기였다.


그 외로움이
말보다 먼저 쌓이고 있다는 걸
그때는 충분히 알아차리지 못했다.
누가 잘못했다기보다는
각자의 하루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너무 멀리 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