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퀸이지만 리뷰는 처음
누군가가 나에게 드라마 퀸이라고 불렀다.
부정할 수가 없다.
아, 여기서 말한 드라마 퀸의 뜻은, 그저 드라마를 많이 본다는 뜻이다.
결코 주변에 구설수를 몰고 다니며 드라마를 막 만들고 다니는 사람이거나, 혹은 실제 방송 드라마 제작을 하는 사람은 아니다.
요즘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와 아마존 프라임에는 재미있는 한국 드라마가 많다. 어릴 때도 이렇게 드라마를 즐겨 봤던가.. 싶고.
한국인이기에 당연히 한국 드라마와 함께 컸다.
호랑이 선생님이란 어린이 드라마를 시작으로 최근에 보는 마이데몬까지.
아주 어린 시절, 무서운걸 알면서도 할머니와 고모가 시청중인 드라마를 자는 척 몰래 훔쳐 보다가 귀신 얼굴에 깜짝 놀랐던 '전설의 고향'. 그 후 내가 제일 무서워하는 귀신은 흰소복의 처녀 귀신이 되었다.
최고로 무서웠지만 다른건 기억에 없고 "내 다리 내놔라"만 기억나는 암행어사. 희미하게 기억나는 수사반장, 전원일기, 청춘의 덫, 모래시계, 내일은 사랑. 행복하게 시청했던 겨울연가, 가을동화, 남자셋여자셋, 질투, M과 별은 내 가슴에. 스티커 사진을 찍다가 뒤를 돌아보게 만들었던 공포물 '어느날 갑자기'등 생각해보니 옛날 드라마들이 기억 저편에서 스물스물 떠오른다.
학창 시절은 한국 드라마를 보지 않았다. 한편을 보고 나면 다음 편이 너무 궁금해 계속 보다가 밤을 꼴딱 세기도 했다. 미련없이 끌 수 없는 마약같은 드라마. 학업을 위해 한국드라마를 끊어야 했다.
그래서 어릴 때는 미드를 즐겨 봤다. 미드는 스토리에 집중된다. 내 감정이 주인공에게 이입되지 않고, 나름 논리적으로 스토리와 상황을 추적, 정리하며 시청을 했다. 그리고 한 회(에피소드)를 보고 나면 담백하게 TV를 끌 수 있었다.
미국에 유학 온 후, 오히려 한국 드라마를 보게 된 거 같다. 그땐 그리웠던 거 같으다, 한국이.
당시는 한국 프로그램 비디오 테이프를 렌트하던 시기여서, 드라마 때문에 밤샐 일이 없었다. (기말 고사후 비디오를 쌓아놓고 정주행 하기도 했다.)그래도 학기 중에는 마약같은 드라마 대신 주로 한국 예능을 시청하며 한국 그리움을 달랬다.
Getaway
육아맘이 되고부터 그전에 살던 세상과 멀어지기 시작하였다. 유독 하루가 힘들었던 날, 모든 일과 후 맥주 한 캔을 따 마시며 재미있는 드라마 한 편을 보고 자는 날도 여러 날이 되었다. 지친 현실을 떠나 다른 세상에서 휴식하는 느낌? 잠시라도 멍 때리며 정신을 팔 수 있어 좋았다.
코로나 19, 팬더믹 중에는 탈출구가 없었다. 여행을 갈 수 없었고, 집 밖 출입조차 힘들었다.
그때 친구들과의 공동 채팅방에는 당시 재미있는 드라마나 TV 프로그램 이야기를 항상 했다. 결코 할 일이 없어서가 아니었다. 오히려 매일 엄청나게 분주한 일과를 보내고 있었다. 잠시나마 일과 외 쉼이 필요했고, 그래서 드라마를 보며 머리를 식히고 싶었다.
빨래를 개며 집중을 하지 않아도 대사가 편히 들리는 K드라마를 원어로 듣는 미드보다 자주 보게 되었다.
내 감정을 드라마 스토리 속 캐릭터들 감정에 이입시켜 나쁜 이에게 욕도 해보고, 주인공의 기쁨에 함께 행복해지기도 하며, 깔깔 웃기도, 놀래기도 혹은 두려워하기도 했다. 그렇게 내 속에 지친 감정을 중화시켜 본다. 그 후 잠을 자고 일어나면 내일의 일과는 새롭게 시작되는 것이다.
잠시 다른 세계에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었다.
드라마/영화는 감독, 작가의 작품에 들어가 내 정신이 산책하고, 바라보고, 경험하는 추상적인 여행지이다.
여러 사람들 앞에서 들었던 '드라마 퀸'이라는 말에 적잖이 당황했지만, 기분 나쁘지는 않았다.
"오우야~" 하며 오히려 겉으로는 깔깔 웃어주었다.
드라마/영화를 포함 창작 및 예술 작품은 그 시대를 반영한다. 줌마가 되어 육아를 하다가 세상과 멀어졌지만, 아직 세상이 보고 싶고 궁금하며, 그 세상과 단절되고 싶지 않았다.
드라마와 맥주 덕에 힘든 시간 잘 버틸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그렇게 K드라마는 내게 향수병과 그리움에 대한 위로이자 육아세계에서 일탈을 하는 게타웨이가 되어 다가왔다.
웹툰에서 OTT 드라마로
웹툰은 웹(Web) 카툰(cartoon)의 합성어로, 웹 만화 플랫폼을 통칭한다. 2000년 8월 8일 천리안에서 온라인으로 만화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하면서 '웹'과 '카툰'을 합하여 '천리안 웹툰'으로 칭한 것이 웹툰이라는 말의 시초이다 (출처: 위키피디아)
개인적으로 웹툰에 관심이 많다.
웹툰이 곧 만화책이기도 하지만, 한회 한회 끊어읽다 보면 내 눈엔 그 모두가 영화나 드라마 콘티로 보인다. 희곡을 읽으며 상상하는 거보다 눈으로 보여진 만화에 더 쉽게 접근이 되고,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거 같다. 웹툰은 바로바로 독자의 반응이 보인다. 멋진 분야다!
몇년전부터 가끔씩 눈여겨 보던 웹툰들이 완결도 채 되기전에 드라마로 제작되는 것을 보고 스토리에 더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최근에 다양한 작품이 웹툰에서 OTT 드라마로 제작 되고 있는데, 어떤 작품들이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났고, 현시대 어떤 트랜디한 스토리들이 독자나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지 소개 및 분석을 해 보려 한다. 더불어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을 더할지도 모르겠다.
1980년대 재팬 문화가 지금 K문화처럼 성수기일 때가 있었다. 사무라이 영화, 다양하고 감동스러운 애니메이션, 그리고 J pop. 당시 그 뿌리가 일본 망가라고 들었다. 일본은 망가 마니아들이 많았고, 그만큼 공급도 많아 다양한 소재와 캐릭터가 갖춰진 훌륭한 작품이 많았다. 요즘 미국에서 K 문화의 영향과 함께 아시안 문화가 떠오르고 있어서인지, 지브리 애니메이션을 앞세워 갑자기 망가가** 머리를 치켜들고 있다. 반즈 앤 노블 Barnes and Noble이라는 대형서점에 가면 최근에 망가 섹션이 훨씬 커져 있다. LA, The Grove 지점에 간다면 3층 어린이 서적은 크게 줄고, 대신 망가 섹션이 입구에서부터 크게 자리 잡고 있다. 그래서 그 인기를 가늠할 수 있다.
뉴욕 코믹북 전문 서점을 가면 항상 자리를 잡고 있던 망가(가끔 한국 만화책도 있었다)였고, 한국처럼 미국도 마니아들이 망가를 보아왔다. 특히 코믹콘 Comic con과 같은 대형 이벤트에 참여를 하며 망가는 미국에서그 맥을 이어오고 있었지만, 이처럼 반즈 앤 노블에 구석 한켠이 아닌 큰 공간을 차지하며 전면으로 나온 모습은 솔직히 질투가 났다.
지브리 스튜디오 작품들이나 드래곤볼, 포케몬 시리즈, 슬램덩크등과 같은 작품들은 명작들이다. 그와 관련된 프랜차이즈 상품들도 엄청나다. 인기 스포츠 종목인 농구라는 주제와 톡톡 튀는 캐릭터들, 탄탄한 구성과 스토리로 많은 인기를 끌었던 슬램덩크(1990-1996년작). 그 작품은 2022년에 The First Slam Dunk라는 제목의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어 개봉했었다.
그런 명작들은 평생 효자가 되어 일본을 먹여 살릴 것이다.
1938년 슈퍼맨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슈퍼히어로들이 미국의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듯 말이다.
웹툰을 보면 J문화의 저력이었던 망가가 떠오른다. 일본에 망가가 있다면 한국엔 웹툰이 있다.
그 파워는 미국에도 들어오고 있는 듯 하다.
얼마 전 만난 백인 작가가 나에게 웹툰을 들어봤냐고 물었다.
내가 한국인인데 당연히 알지! 너는 어떻게 아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주로 게임 스토리를 만드는 작가인데, 얼마 전 LA에 생긴 신생 웹툰 플랫폼의 웹툰 스토리 작업을 도와줬단다.
미국은 웹에 올라온 만화를 웹코믹이라 부른다. 만화책을 코믹북 comic book이라 칭하니, 온라인에 있는 만화는 웹코믹이라 부르게 된 것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슈퍼맨, 스파이더맨, 배트맨들은 모두 코믹북 출신들이다. 당시 DC와 Marvel 두 회사가 슈퍼 히어로들을 만들어내며 경쟁을 하였다. 미국에서 카툰 Cartoon은 신문이나 잡지에 연재되는 한컷에서 네 컷 정도의 시사만평 만화이다. 웹툰(Webtoon)이란 단어는 한국에서 쓰기 시작한 일종의 콩글리쉬 단어다.
그런데 그 백인작가가 나에게 분명 "웹툰 Webtoon"이라 물었다. 미국에도 망가덕후나 K드라마 혹은 K pop 가수 덕후들이 있다. 주로 틴에이져들이나 대학생들인데, 40대 전문 작가 입에서 웹툰이란 단어를 들으니 기분이 좋았다.
'웹툰'이 '웹코믹'이란 원래 단어를 누르고 전문 용어로서 인정을 받았다고 들었는데, 실제로 LA 업계 전문가로부터 들으니 기분이 좋을 수밖에.
지금껏 개인적으로 시청했던 한국 웹툰 원작 드라마는 <미생>, <치즈 인더 트랩>을 시작으로 이 글을 쓰는 지금, 막 정주행으로 끝난 <이재, 곧 죽습니다>까지 50편여편 남짓이다. (알고보니 <미생> 이전에도 웹툰에서 각색된 드라마들이 있었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2010년대부터 130여 편이 있고, 앞으로 방송할 플랫폼이 미정된 드라마는 약 26편. 그 외 앞으로 개봉될 영화까지 포함한 웹툰 원작 영화로는 36여편이 된다고 한다.
어릴 때부터 줄곧 봐오던 신파나 막장, 가족 드라마들과 달리 요즘 OTT 드라마들은 다양한 소재와 캐릭터들을 주무른다. 비싼 필름을 사용할 수 없던 시절, 제작비가 모자라 좋은 드라마를 못 만들 뿐이지, 한국에도 창조적인 스토리들은 많다고 들어왔다.
그런데, 요즘, 그 이야기들이 나무랄 수 없는 퀄리티로 제작되어지고 있다. 예를 들면, 2022년 개봉되었던 김남일, 차은우, 이다희 주연의 아일랜드. 바쁜 줌마가 그 시리즈 CG 회사까지 찾아볼 겨를은 없었지만, 헐리웃과 비슷한 고퀄러티 그래픽에 감탄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전체 분위기와 세련된 디자인들도 눈에 들어왔고, 단지 괴물 캐릭터는 게임 캐릭터를 연상시켜 아주 살짝 극에 대한 집중력을 깨긴 하였다.
최근 본 소식으로는, 유명했던 이영도 작가의 판타지 작품이 전세계를 타깃으로 제작된다고 한다. 당시
제작하기 어려웠던 광활한 스토리가 컴퓨터의 발달과 충분한 자본으로 OTT를 겨냥해 제작에 들어간다고 했다.
죠지루카스 감독이 스타워즈 1-3 에피소드를 70년대에 만들지 못하고, 4-6편을 우선 제작했던 일과 일맥상통한다. 죠지루카스 감독도 과학기술이 충분히 발달하여 CG로 멋드러지게 연출할 수 있게 되었을 때, 그동안 하지 못했던 그들의 시작 이야기을 3편의 영화로 풀어나가지 않았던가. 'I'm your father, 악~~'이란 유행문장을 만든 다크베이더의 어린 시절 성장과정부터의 궁금증을 과학과 자본이 풀어줬다.
아마도 곧 한국 스토리로 왕좌의 게임 (Game of Throne)이나 스타워즈급 영상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개인적으로는 웹툰/웹소설 작가들을 지원하여 더 다양한 스토리들을 만들어 내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요즘 플랫폼과 에이전트에 이중으로 수입을 나눠내면서 생활고를 겪는 웹툰 작가들이 많다고 들었다. 하루 12시간 이상씩 창작활동을 하며 혼을 짜내는 작가들이 생활고를 견디지 못한다면 공급이 줄어들거다. 그렇게 웹툰 퀄러티가 떨어진다면, 더불어 인기도 떨어지고 수요도 떨어지면서 유행이 지났다며 독자도 작가도 떠날것이다. 그 자리를 Ai로 대체하며 그럴싸하게 스토리 짜집기 한, 그런류의 작품들이 넘쳐날까 염려된다.
품질좋은 비료로 충분히 영양분을 공급받은 토양에서 더 튼튼한 여러 싹이 나고, 그 싹들이 큰 나무로 장성할 확률도 커지지 않을까. 결국, 그 작품과 캐릭터들이 우리나라의 효자 노릇을 할텐데 말이다.
OTT 드라마를 기본으로.
좋아하던 할리우드 감독들 작품의 스텦으로, 영화 컨셉 디자이너를 꿈꾸던 나는 헐리웃 문전에서 경단이 되었다. 그 길이 끝난건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일단 지나버린 시간 앞에 그냥 아이들 학교와 방과 후 활동을 위해 운전대를 잡고 있다.
마음 한켠의 씁쓸함을 달래보고자, 드라마퀸의 내 마음대로식 줌마리뷰를 해보고자 한다.
웹툰에서 OTT드라마로 제작된 최신작과 근 몇 년내 작품들을 중심으로 그 이야기를 읽어보려고 한다.
미국에 거주하는지라 요즘은 OTT 기반 드라마/영화만 본다.
사실, 말이 드라마퀸이지 일일연속극부터 주말 미니 시리즈까지 꿰고 계시는 한국 어머님들의 반도 못 쫓아가겠지만, 열심히 줌마 드라마퀸으로서 사명(?)을 한번 해보려 한다.
드라마퀸, 줌마의 리뷰...지만 막장을 잘 보지 않는 관계로 한국 아줌마의 침튀는 열변을 듣지 못할 수도 있다.
또한 웹툰은 주로 10-30대가 즐겨보는 온라인 만화이므로, 그 수많은 작품들을 일일이 다 보지 못했지만 사실 막장은 없을 듯 하다. 그들은 신파, 막장, 라떼의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웹툰 작가가 이야기를 하였다.
줌마가 하는 리뷰에서 막장이 빠지면 앙꼬 빠진 팥빵이지만, 내가 막장을 시청하지 못하는 이유는, 드라마인걸 알면서도 시청중에 혈압이 올라가서 뒷목 잡고 쓰러진다. 막장은 내 욱하는 성격을 도지게 한다. 그만큼 드라마 제작진들은 사람 속을 뒤집어 놓는다. 이성보다 감성을 더 자극한단 말이지.
그들은 아는 거 같다. 뻣뻣하고 드세 보이는 이미지의 K 아줌마들이지만, 사실 아직도 소녀마냥 마음속 감성 가득하고, 눈물 많고, 외롭고, 쓸쓸하지만 겉은 강해 보여야 하는 우리 어머니들을 잘 아는거 같다. 그들은 그 연약한 속살을 콕콕 찌른다.
원초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주제
어릴 땐 그런 유치한 드라마를 왜 계속 제작하는지 몰랐다. 그것도 매일.
미국도 소프오페라라는 장르로 막장이 있다. 주로 오전시간 주부들을 상대로 한 드라마이다. 들어보면 내용은 주로 불륜이나 꼬아놓은 스토리들이다. 어쩌면 막장은 국적을 넘어선, 인간이 원초적으로 즐기는 분야일지도 모른다.
시트콤처럼 즐거운 드라마는 줄어들어도 막장은 계속되었다. 물론 시청률이 가장 큰 이유겠지만, 불륜, 삼각도 넘어선 사각오각 관계, 꼬이꼬이 꼬아놓은 관계들, 불치병, 모지리 남편에 대한 복수 등.. 주제는 항상 거기서 거기다. 배우들만 바뀌었을 뿐.
그런 막장이 계속 인기리에 방영되다 보면, 자연스레 한국 부부 문화는 그런건가,,라며 후세에게 학습되기도 한다. 가령, 남자는 바람나고 여자는 가서 내연녀 얼굴에 물을 뿌리고, 머리끄뎅이를 잡는다. 시어머니는 한없이 며느리를 구박한다. 그런 결혼 후의 다사다난한 막장 드라마를 보거나 듣다 보면 그게 마치 오래된 부부의 정석인걸까..라며 싱글들에게 각인될 수도 있다. 그만큼 바람이 많이 나는걸까. 우스갯 소리지만, 이러다가 K부부문화라고 굳어질까 염려스럽다.
스트레스 해소
막장 드라마 제작의 우선적 이유는 시청률을 높여 상업적 이윤을 만드는 일이다.(PPL도 많다)
그런데 그 시청률을 높일 이야기는 어머니들 생활 곁에 있다. 그 스토리를 자극적으로 풀어간다. 그래서 (제작진들의 의도일지는 모르나) 어머니들 마음속 깊숙한 곳에 막혀있는 눈물과 화를 끄집어 내주는 역할을 하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 본다.
혼자 꺼낼 수 없는 가슴속 눈물과 분노, 서러움등의 감정을 막장이라는 매개체로 한국 아줌마들의 스트레스를 풀어 주는 건 아닌지.
때로는 공감을 넘어서 주인공과 한 몸이 되어 함께 소리 지르고 욕하고,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가끔 시장통에서 막장 악역배우가 다니면 눈을 흘기거나, 그렇게 살지 말라고 대놓고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다며 그 악역 배우들은 억울한 듯 인터뷰했다. 덕후도 이런 덕후 없다. 속이 순수하기에, 이런 드라마를 보며 남의 속상한 일에 함께 동참하며 울고 웃는게 아닌가 싶다.
계몽
막장 드라마에는 고부 갈등이 단골손님이다. 드라마는 그 시대 이야기를 한다. 그런 이유로 *막장을 보면 시대별 고부 갈등의 변화사가 보인다. 시어머니 캐릭터들이 현시대 시어머니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 하다.
80년대만 해도 시어머니들의 권력은 상당했다.
90년대까지도 영화 '올가미'(1997년작)를 보면 간담이 서늘해졌다. 그래도 쿨한 신세대? 스타일의 시어머니 캐릭터가 간혹 등장했다.
요즘은 안타까운 시어머니 캐릭터들을 현실과 드라마에서 볼 수 있다. 그들은 센 시어머니로부터 시집살이를 평생 겪고 살았는데, 이젠 주장이 강한 며느리를 만나 그 두 세대 사이에 끼인 샌드위치 세대. 이리저리 희생하 눈치보며 사는 시어머니들도 계신다.
최근에 꼰대 시어머니들에 대처하는 며느리들의 행동과 말이 화자가 되어 그 드라마컷이 릴즈reels로 떠돌기도 했다. 어떤 경우는 '며느리살이'란 말이 돌 만큼 시어머니가 고생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 문화 속에서 고부관계는 쉽지 않은 관계다. 그래서 막장 소재로 자주 쓰일지도.
그래서 막장 드라마에서 시청하는 어르신들을 계몽하는 경우도 보인다.
'요즘은 며느리 구박하며 시켜 먹는 시기가 아니라, 이러이러하게 대해줘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대접 못 받아.' 라고 말이다.
나의 시어머니도 가끔 드라마를 통해 배운 관계 관련 이야기를 하셨다. 예를 들면, 요즘은 할머니들이 손주 안 본다더라. (멀어서 봐주실 수도 없다.) 신세대 시어머니는 이렇데.. 라며 실제로 두 분 여행도 자주 다니시며, 은퇴 후 인생을 즐기신다.
이런 걸 보면 드라마 제작진은 자연스럽게 문화 몰이를 하는 건 아닌가 싶다. 그런 점에서 막장드라마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반전은, 실제 이야기들이 드라마보다 더 막장인 경우가 많아서, 오히려 드라마 막장은 방송을 위해 희석된 거라고도 한다. 두집살림 바람이든, 고부갈등이든 현실이 더 무섭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 나도 시어머니가 시할머니로 부터 받은 시집살이 이야기를 적으면 책 한권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추신: 요즘 BTS가 군대간후 그 틈을 일본이 비집고 들어오는 듯 하다. 미국내 서점, 완구, 영화등 갑자기 일본풍이 더 많이 보인다. 한국과 중국(요즘 헐리웃에서 홍콩배우였던 양자경 배우님의 역할이 상당하다)의 자본과 영향력으로 만들어놓은 아시안 문화에 대한 인식과 그 유행으로 만들어진 마켓을 일본이 야금야금 먹고 있는듯하다. ㅡ.ㅡ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되놈이 받는다는 속담이 떠오른다.
그래서,
*뒷목 잡는 막장을 즐겨보지는 않지만, 유명 작품들은 유튜브를 통해 써머리를 봅니다. 내용이 너무 궁금해요. ^^;; "내 남편과 결혼해줘"를 계속 시청할까 말까 고민중에 있습니다. 첫회부터 뒷목 잡게 하네요. ㅋ
**매니아들에게는 망가가 항상 인기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