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다고 생각하는 것이 니 재능이다
내게 주어진 재능이 있었어?
최근에 대학에서 상담 심리 공부를 시작한 친한 언니와 오랜만에 커피타임을 가졌다.
그 날 언니는 나의 재능과 관련된 화두를 던져 주었다.
별로 특별히 잘하는게 없다고 생각했던 나...의 주어진 재능
"넌 언제부터 미술을 했어?"
그 언니의 질문으로부터 시작된 대화.
"그리기는 어릴적 부터 쭉 해왔어요. 아동 미술학원 다닌 적은 한번도 없구요. 엄마가 언니따라 피아노만 보냈지,,그러고보니 입시미술 시작전까진 정말 미술학원을 구경한 적도 없네요. ㅋㅋㅋ"
"그럼 어떻게 미대를 가게 됏어?"
"어쩌다 보니 미대에 가게 되었어요. 고등학교때 미술선생님의 강력한 권유로 갑자기 진로가 바꼇어요. 저 사실 이과였어요. 공부로 미대갔어요. 하하,, 생물학자나 정신과 의사가 꿈이었는데..."
언니의 딸이 유럽에서 상도 받는 수준의 미술을 잘 하는 학생이라, 아이 진로에 참고할 만한 사항이 없나 싶어 물었을 수도 있는데, 나의 미술 인생 이야기에 감격적인 부분을 실어주지 못해서 뭔가 마음이 찔렸다.
미술을 늦게 시작하는 바람에 그 때 가고 싶었던 대학의 입학 실기 시험 준비가 늦었고, 나중에 편입을 하려다가 그냥 유학을 갔다.
미국 대학의 입학 포트폴리오는 따로 학원을 다니적이 없었다. 그냥 내가 준비해서 보냈고, 가서 테스트도 보았다. 미국은 한국에 비하면 쉽다며 내 실력은 평범하다고 이야기 해 주었다.
"자기야, 그렇게 생각하지마. 쉽다고 생각하는 것 부터가 그게 재능이 있다는 이야기야."
언니 말로는 남들 모두에게 그림이 쉽지는 않단다.
배우지 않아도 쉽게 하는 것이 재능이라고 언니는 이야기를 해 주었다.
머리속이 쿵..
평생 단 한번도 그런 생각을 해본 적 없었다.
내 재능은 과연 뭘까.. 잘하는게 뭘까.. 항상 생각해 왔다.
막내라 그런지 주변 모두 나보다 모든걸 다 잘 해 보였고, 나는 그저 평범한 아이라 생각했었다.
그러고보면 학교 복도 벽면에 걸려있던 나의 큰 작품들을 수거한 적도 없었다.
정성들여 하긴 했었으나 그냥 다른 친구들보다 조금 잘 해서 이번에 걸렸나보다 정도로만 여겼다.
( 사진 하나 남기지 않고 보낸 것 같아 아쉽다.)
가끔은 내가 그 때 도피를 했었나,, 수학점수가 떨어지고 있긴 햇어.. 그래도 도피는 아니었던거 같은데,, 라며
당시 미대를 선택했던 나 스스로를 이도저도 아니게 생각했었던 적도 있었다.
그림을 좋아하지만, 재능이 있다고 생각을 해본적이 없었고,
전공으로 했지만 나는 디자이너라고,
다른이에게 감동을 선사하는 순수 미술가는 아니라서 삶에 굳이 감격이 있어야할 필요는 없다며 아까 찔린 마음을 애써 일반화 시켰다.
사실 나는 항상 그런식으로 비겁하게 숨어왔다.
나의 세계를 찾아서 나를 내보여줄 용기가 없다.
또한 작품을 제작하는 일이 너무 힘들어서, 그런데 그 힘듬이 무시 당할까봐 두렵다,, 막말로 까일까 두렵다.
수년동안 내 베이비(작품)가 비판 당함에 훈련이 되었지만,, 여전히 누군가에게 선택을 당해야함이 싫다.
그래서 그런지, 가끔 비전공자인 지인들이 그림을 그려 온라인에 게시하는 용기는 부럽다.
너무 알아버리면 나의 부족함만 보이고 용기를 내기 어렵다.
어릴적부터 그림을 항상 끄적여왔지만, 아동 미술학원에 가본적이 없었다.
그런데 항상 내 그림은 가끔 상도 타고, 교실 뒷벽이나 학교 복도에 걸렸고, 고등학교때 큰 작품을 하여 교내시상을 받고 벽에 걸리기도 하였다. 하지만 교외 미술 대회에 출전한 경험은 아예 없었다.
주변에 음악이나 댄스로 예고를 가더라도, 미술로 예고를 가는 친구도 없었다.
입시미술 학원을 가기전까지 동네 미술 학원조차 가본 적 없이, 내가 받은 미술 교육은 학교 수업이 다였다.
오히려 음악이 항상 내 근처에 있었고, 인생의 한 부분이었다.
그래서 난 미술이 내게 주어진 탤런트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모두가 그림을 대충 끄적이고 컬리링 하지 않는가. 남들도 대부분 나만큼 그리고 누가 조금 더 잘하나 못하냐의 차이 정도만 있다고 생각하였다.
그러고보면 초등시절 4-5학년때 친구들이 항상 내게 인형 그림을 그려달라고 줄을 섰었고,
나중에 지루해서 사람 얼굴 파트와 표정을 각각 따로 그려서 번호를 매기고, 친구들에게 번호 선택을 하게 한다음 거기에 맞춰 그려주었다.
오늘날의 미니미 제작처럼 말이다. 내가 마냥 그리기 귀찮아서 게임처럼 만들어 그려주던 인형그림이, 온라인 초기 '프리챌'에서 사용하던 아바타 제작방법이었다.
그런 우연의 일치가 재미있었다.
없는 시간 쪼개가며 집중해서 즐겁게 만들었던 과일 정물화 모자이크 작품이 중학교 벽에 걸렸을 때 기쁘긴 했었다.
모자이크 특성상 많은 시간을 썻어야했다.
고등시절 옆학교 축제때 친구가 작은 캐릭터 그림들을 그려달라 했었다. 내 캐릭터들을 그들이 코팅을 해서 책갈피처럼만들어 축제 기간동안 배포한 적도 있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즐겁게 했던 과정들.
그것은 그냥 쉽고 편하게 내 곁에서 나와 함께 있던 취미 같은 것이다.
그런게 탤런트라고 생각은 해 본 적이 없었다.
오히려 그 분야에 타고난 천재들이 세상에 더 많고 그들을 존경하였다.
특히 미국 학교에서 컬러 감각 혹은 창의력을 따라가기에 벅찬 천재적인 아이들이 한두명이 꼭 있다.
내가 수학을 좋아했는데, 고 2 어느날 수학 시험동안 눈앞에 하얘지고, 백지 답안을 내려고 할때 담임 선생님이 백지를 마다시키며 한 번호로 찍으라고 하셔서 그러하였다.
그렇게 수학이 갑자기 무너지던 기이한 현상 앞에 나는 수학 과외가 아닌 미술 학원에 갔었다.
잠을 설치며 학교, 집, 화실 (6-7시간)만 돌며 보냈던 고3 시절.
그 귀중한 고등학교 공부 시간을 할당하여 입시 실기를 연습했다.
그렇게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게 주어진 재능의 세계로 흘러 들어 갔었던 걸까?
이제서야 다시금 생각해 보건데 나에게 미대가 도피는 아니었던거 같다.
그러고보면 큰 아트백을 매고 뛰어다닐 때가 가장 행복했었기에…
대부분의 아기들은 태어나서 어느 수준까지는 모두가 천재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그 탤런트를 어떻게 찾고 키우느냐는 그 부모의 노력과 아이의 열정 정도 차이라 본다.
그에 가장 부합되는 인물을 예를 들어보라 한다면,
최근에 본 임윤찬 피아니스트다.
우리가 생각하는 천재적인 피아니스트인 임윤찬도 본인은 천재가 아니라고 한다.
그에게 주어진 특별한 재능이 있지만, 거기에 하루 7-12시간씩 연습을 했다.
그 누구도 연습하라고, 대회 준비하라고 다그친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그는 야망 1%도 없이 산에 가서 오직 피아노만 치고 싶다는 인터뷰도 했었다. ( 출처:News M)
7살에 동네 학원에서 시작했던 피아노를 그는 스스로 좋아서 하고있고, 누가 시키지 않았음에도 곡해석을 위해 책을 외우다시피 읽고 또 읽으니 그 깊이가 느껴질 수 밖에 없다. 그 모습이 우리 눈에는 열정으로 보인다.
결국 연습을 겸비한 그의 순수한 열정과 재능으로 18세의 나이로 반 클라이번 피아노 콩쿨에서 1등을 하고 오늘날 전세계 30세 이하 뮤지션 30인 안에 들기도 한다.
미국에도 영재를 구별한다.
주로 2,3학년때 GATE (Gifted and Talented Education) test를 본다. 학년이 올라 갈수록 그 시험 출제 문제는 더 어려워진다고 들었다. 학습을 통해서 통과가 가능한 시험이 아니다. (과외를 시키는 부모들을 보긴 했다만)
내가 사는 곳처럼 테스트만 보고 특별한 프로그램으로 아이들을 키우지 않는 학군도 많다.
한국인이 많은 A 학군은 게이트 프로그램을 하는 반(Classrooms)을 따로 만들어 아너드 (Honored) 클래스처럼 일반 학생 반과 분리시켜 학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반면, 산타모니카처럼 좀 더 리벌티한 곳은 평등하지 않다며 GATE 테스트 자체를 보지도 않는 학군도 있다.
각 학군마다 그 제도를 채택하고 운영하는 일은 그 지역 교육구 마음대로다.
미국은 너무도 다양한 인종이 많기에 아마도 원활한 교육을 위해서 우등생, 일반학생으로 나눈건 아닐까라고 여겨진다. 다 섞어두면 두 그룹의 아이들 학업차가 나서 수업진행이 효율적이지 못하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대부분의 아시안, 특히 한국인 학생들은 게이트에 든다
당일 테스트를 못 봐서 그 반에 못 들었다 해도, 한국인 아이들 대부분은 게이트라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칭하는 천재, 수재는 Highly Gifted라고 한다.
영재인 GATE보다 조금 더 지능이 좋은 학생들을 일컫는다.
이 또한 대부분의 똑띠 한국학생들은 조금만 지도하면 하일리 기프트에 들 학생들이 많지만, 그렇게 하일리로 올려서 그 학교로 보내느냐는 부모 마음이다.
진짜 남과 다른 천재로 태어나지 않는 한 (만약 그런 아이라면 기관에서 먼저 나올 것이란다 )
미국인들은 하일리 기프티드 학교를 보내려고 하지 않는다. 오히려 홈스쿨링 하는 공부, 운동 관련 영재들은 봤다.
LA에 위치한 한 하일리 기프티드 초등 학교는 두 학년에 열댓명 밖에 되지 않고, 졸업할 때까지 그 열댓명과 줄곧 지내면서 공부를 한다.
미국에서 사회 생활을 좀 아는 부모라면 굳이 그런 학교를 보내지 않고, 오히려 사립이나 좋은 공립 학교로 보내어 아이들의 사회성을 함께 길러주려고 하는 편이다. 혹은 차라리 홈스쿨링을 하던가.
미국은 모든것이 본인의 선택이다.
주변 눈치를 보거나 유행 흐름에 따라 아이들을 억지로 영재학원이나 클래스에 보내려 할 생각을 하지 않고, 하일리 기프티드 검사도 안하는 부모들이 많다.
멀리 인생을 생각하고, 무엇이 진짜 행복인지,
그리고 그 행복을 위해 전 세계 방방곡곡 가족여행을 다니는 가족들이 오히려 더 많다.
두 아이 학교를 빼고 일년 세계일주를 하는 가족이 뉴스에만 있는게 아니더라.
다시 주제로 돌아와서,
나이성별에 상관없이 본인에게 주어진 재능이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지나온 길을 잘 생각해 보시길 바란다.
혹은 아직 본인의 재능을 찾고 있는 틴에이저가 있다면 알려주고 싶다.
어떤것에 있어 너가 지금 가장 쉽게 즐겁게, 그 누군가보다 아주 조금이라도 잘 하는것이 니 재능이라고...
그것이 공부든, 예술분야 혹은 운동, 요리, 대화 기술, 장사든,,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재능은 있다.
그것을 찾아서 갈고 닦아 빛을 내게 하느냐는 본인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고, 그 후에 부모, 좋은 선생님이 함께 할 일인듯 하다.
오늘 내게 주어진 재능이 무엇인지 눈을 감고 한번 생각을 해 봄은 어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