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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카스텐. 록스타의 탄생.

음악대장으로 대중 곁으로 다가온

by 감탄쟁이

Q) 앞으로 국카스텐은 어떤 그룹이 될 건가?


A) 하현우: 우리가 기타를 한 번만 튕겨도 사람들이 자지러지는 그룹이 되고 싶다. 오아시스가 지산 록 페스티벌에서 그냥 기타 한 번 쳤을 뿐인데 여자들이 눈물을 흘리더라. 멋있게 친 것도 아니라 대충 한번 쳤을 뿐이다.


- 2012년 한 잡지사 인터뷰 중






내가 태어나기도 전 수십 년 전에는 한국에도 록스타가 있었다.

겪어보지 못해서 그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그래도 록스타라고 불릴 만한 밴드들이 있었다.

그러다가 넥스트가 탄생하였지만, 넥스트 해체 이후 록스타는 사라졌고, 신해철은 영영 떠나버렸다.


현재 우리나라엔 록스타가 없다.

한국에서 록스타는 죽은 지 오래다.

내가 사랑하는 크라잉넛 형님들이 록스타의 낭만을 외쳤지만,

넥스트처럼 대중적인 록스타는 되지 못하였다.


최근엔 많은 락밴드들이 티브이 출연을 통해 대중들에게 알려지고 있지만,

주류 가요계와 비교하면 너무나 인지도가 열악하다.

마니아-적일 수밖에 없다.





6년 전부터 국카스텐을 좋아했다.

이런 보컬을 사람들이 모르는 게 너무 안타까웠다. 난 내 귀와 스타성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4년 전 국카스텐이 나가수 2에 첫 출연했을 때의 흥분이 생각난다.

공중파 메인 프로를 통해 드디어 적어도 '피아', '넬' 정도의 대중적 인지도를 얻는 쾌거를 이루었다.


당시 내가 가장 싫어했던 족속들은 바로,

'나만의 국카스텐이 대중들에게 알려지는 게 싫어 엉엉' 하면서 질질 짜는 팬 같지도 않은 팬층이었다.

영원히 홍대 록스타로만 남게 만드는 아주 이기적인, 그런 팬층은 모조리 다 사라졌으면 싶은, 못된 인간들.

밴드를 굶 어죽이게 만들 마인드를 가진 인간들이 정말 싫었다.

아이돌과 발라드판인 주류 가요계에 밴드는 무조건 대중적으로 인지도를 쌓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국카스텐이 그런 록스타가 되길 원해왔다.





그리고 4년 후,

복면가왕에 하현우가 떴다는 소식을 듣고 뭔가 이번엔 느낌이 달랐다.

주말 3사 공중파 황금시간대 예능 중 시청률 1위를 달리는 프로그램이다.

그런데 그 효과는 정말 상상 이상이었다.

현재 하현우의 인지도는 내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이 정도까지 뜰 줄은 나도 몰랐다.

매 2주를 기다리다 보니 반년이 확 지나가버렸다.

이미 하현우는 자연스럽게 '대중가수'가 되어버렸다.





여담으로, 넥스트를 찬양하고 국카스텐을 팬질하는 입장에서,

국카스텐이 넥스트 음악을 커버하거나,

혹은 언급이라도 하길 갈망했지만 신해철 생전에 그런 적은 없었다.

오히려 신해철은 고스에서, 또는 인터뷰에서 국카스텐을 언급하며 칭찬을 해왔지만 말이다.


그런데 음악대장 첫 출연 당시, 민물장어의 꿈과 라젠카를 연속으로 부를 때 난 기절할뻔했다.

'국카스텐이.. 드디어 넥스트를...

하지만 나쁜 놈들아 왜 이제야... 그래도 너무 황홀하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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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국카스텐은 이제 내 기준에서 한국의 '록스타'가 되었다.

10대부터 60대까지 남녀노소 누구나 그들을 안다.

넥스트 이후 한국의 진정한 록스타가 드디어 다시 탄생했다.


이제 우리도 전 세계적인 외국 밴드처럼, 뭐 뮤즈, 오아시스, 콜드플레이, 라디오헤드, 등등

하현우가 바라던 기타 한번 쳤을 뿐인데 여자들이 눈물을 흘리는,

그렇게 열광할 수 있는 록스타가 생겼다.


축구장 하나 빌려서 콘서트를 열면,

수만 관객이 꽉 차서 노래를 떼창 할 수준이 되는,

음반뿐만 아니라 라이브 실황 DVD가 베스트셀러가 되는,

그런 문화가 정착되는 시발점이 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에,

대한민국 록스타, 국카스텐의 재탄생이 너무나 감격스럽고 흥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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