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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자신을 잘 안다는 것

by 감탄쟁이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떤 사람인가.

누구나 한 번쯤 진지하게 해 보는 인생최대의 고민.


나를 잘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들 한다. 그래서 나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기 위해 틈틈이 고민하고 생각한다. 내가 어떤 행동을 하거나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특징 등을 발견할 때마다 기록하곤 한다. 남들이 말해주는 나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도 하면서 조금씩 나는 어떠한 사람인가에 대해 정의를 내려가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약간의 딜레마가 있는 것 같다.


일단 내가 발견한 나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계획된 것이 빨리 끝났을 때 다른 것을 못한다.'는 것이다. 계획이 마음대로 되지 않으면 융통성을 쉽게 발휘하지 못하고 짜증도 많이 낸다. 다르게 보면 계획을 잘 세워서 계획에 맞춰 일을 잘 해나가는 편이다.

예를 들어 계획된 것이 생각보다 빨리 끝났을 때, 빨리 끝난 만큼의 남는 시간을 이용하여 다른 어떤 것을 할 수가 없다. 더 잘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쳐버리게 된다. 이런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보니, 좋은 습관은 아니지만 나는 이러한 특징이 있다고 결론짓게 되었다. 그리고 거기에 순응해버리며 산다.


그러다가 얼마 전,

한국에서 활동하는 일본인 '후지타 사유리'가 트위터에 남긴 글을 보고 한 대 맞은듯한 자극을 받았다.


'나는 이런 사람이다 라고 쉽게 단정지어버리는 것이 아쉽다.

내 스스로가 나에게 가지고 있는 편견을 버릴 때, 나의 가능성은 밖으로 나오기 시작한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맞는 말이다. 반복되는 경험을 통해 나는 나의 단점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여기서 그치고 말았다. 즉, 이게 나에 대한 편견이 되어버린 것이다. 나는 계획된 것 이외에는 잘 하지 못하는 것을 아니까, 거기에 맞춰서 생활하려고만 하게 되었다. 나는 나를 잘 안다고 합리화하면서 말이다. 사유리는 이러한 편견을 버리라고 말하고 있다.

즉, 나에 대해서 잘 알려고 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나에 대한 편견을 만들어내 버리고 말았다.


진정 자신을 잘 안다는 것은, 자신도 모르게 생각하고 있는 그 편견까지도 잘 알아야 된다는, 당연한 진리를,

한 명의 연예인을 통해 새삼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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