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의 다른 말은 동력!
(베이) 네 맞습니다. 너무 오랜만이네요. 이래도 되나 싶게...
(베이) 그동안은... 뭘.. 안했어요. 그냥 솔직하게 뭘 안 했습니다. 예.
다른 할 일이 많았다는 핑계로 클럽 일은 거의 안 했어요.
그러다가 최근에 그래도 정신을 차렸죠. 저에게 새로운 동력들이 생겼거든요.
개인적으로 하고 싶었던 여러 프로젝트 중에서 '아 나는 302크래프터스클럽에 더 집중해야겠다'하는 정리가 되었다는 게 첫 번째 동력이에요.
두 번째 동력은, 이 답변 앞에 괜히 (베이)라고 썼던 이유이기도 한데요. 커뮤니티의 활성화를 같이 고민할 동료가 생겼다는 거예요. 그래서 인터뷰도 이제 둘이 함께 합니다.
아무튼, 새로 함께 하게된 분과 함께 이것저것 착착착! 진행을 하다보니까 이렇게 간만에 기록도 하게 되네요.
(이지) 안녕하세요, 302크래프터스클럽의 활성화를 위해서 일하고 있는 커뮤니티 빌더 이지입니다. 베이와는 클래스101에서 만났고 같이 일한 적도 있어요. 올해 여름 저도 클래스101을 퇴사하고 저의 방향성을 찾아가는 중입니다.
(베이) 어떻게... 뭘.. 못했죠. 혼자 아무것도 안 하고 있었다, 발만 동동 구르면서 '뭔가 해야 되는데' 초조해 하기만 하면서 아무것도 안했다는 게 맞는 표현입니다.
(이지) 아니 홈페이지도 있고 인스타그램도 있고 여러가지 하셨잖아요.
(베이) 그렇긴 한데. 홈페이지, 인스타그램, 카톡방도 두 개나 있고, 여러가지가 있긴 해요. 그런데 그게 다 뭘 거창하게 형식적으로만 갖춰놓은 거고 실체가 없었어요. 진짜 알맹이가 있는 활동을 전혀 하지 못했달까요? 그런데 이제 이지님과 함께 실체가 있는 무언가를 하나씩 하나씩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하하.
(베이) 언제였죠?
(이지) 9월? 10월...?
(베이) 이제 벌써 2개월은 함께 했나 봐요.
(베이) 프리랜서 권익센터에서 하는 프리랜서를 위한 커뮤니티 기획자 양성 프로그램이 있었어요. 302크래프터스클럽에서 모으고자 하는 크리에이터들도 어떻게 보면 프리랜서이기 때문에, 302크래프터스클럽도 '프리랜서를 위한 커뮤니티'라고 부를 수 있겠다 생각이 들었고, 그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좋겠다 싶었어요.
그런데 제가 하고 있는 다른 일 때문에 그 프로그램의 일정을 맞출 수가 없겠더라고요. 그래서 누군가 다른 분을 통해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순 없을까 고민했어요. 떠오르는 한 분에게 연락을 드렸는데, 그 분은 커뮤니티 기획이 본인의 관심사는 아니라며 혹시 이지와 얘기해 보면 어떻겠냐고 추천해주는 거예요. 평소 이지가 커뮤니티와 크리에이터에 대해 갖고 있는 태도나 꿈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딱이라고 생각했어요. 바로 연락했죠.
(이지) 저 베이 연락 받았을 때 발리에 있었어요. 클래스101 퇴사하고 간 여행이었거든요.
(이지) 그 때 투어를 막 끝내고 왔을 때여서 되게 정신이 없었어요. 사실 제가 투어를 가는 길에 오토바이 뒷자석에서 휴대폰으로 그 프로그램, 프리랜서를 위한 커뮤니티 기획자 양성 과정 모집 공고를 봤어요. 그래서 그 프로그램을 알고 있었어요.
(베이) 진짜요? 제가 연락하기 전에?
(이지) 네 진짜. 저 알고 있었고, 그 프로그램에 꼭 참여하고 싶었어요. 저는 커뮤니티 기획자의 꿈이 있고, 프로그램 멘토 중 한 분인 신지혜님이 만든 커뮤니티 뉴그라운드를 관심 있게 보고 있었기 때문에 더더욱 꼭 참여하고 싶었죠.
(이지) 문제는 그 때가 모집 마감 3일 전이었다는 거예요. 어떤 커뮤니티를 기획하고 싶은지 기획안을 써내야하는데, 저한테는 기획이 없었어요. 3일 안에 커뮤니티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기획안 써서 제출하고, 심지어 그걸 여행 중에... 엄두가 안나는 상황이었어요. 그런데 베이한테 연락이 왔죠. '302크래프터스클럽으로 같이 해보자'
(베이) 다 된 기획이 넝쿨째 굴러들어 왔네.
(이지) 네 잘 마무리 했습니다. 평소에 참 좋아하던 커뮤니티인 뉴그라운드의 코파운더 지혜님을 멘토로 만나고, 다른 커뮤니티를 만들려는 기획자 분들과도 알게 되고, 커뮤니티 기획,모집,운영 등의 노하우도 배운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이게 다 베이 덕분이죠!
(베이) 저도 얻은 게 많아요. 이지에게 이 말을 수십번은 한 거 같아요. '이지 덕분에 이 프로그램 참여해서 진짜 좋다'고. 우선 이지라는 훌륭한 커뮤니티 빌더와 함께하게 된 것이 가장 큰 수확이고, 그 프로그램에서 요구하는대로 오프라인 모임을 실제로 기획해 본 것도 값진 결과였습니다. 그동안은 저 혼자이기도 했고, 외부에서 강제하는 사항이 없으니 실행에 옮기는 게 거의 없었어요. 새로운 소식 하나 없이 클럽이 잠잠했죠.
이 프로그램을 통해 7개월만의 오프라인 모임으로 '노션 공유회'를 열었고, 지금까지 전했던 소식 중에 가장 격한 반응을 얻었답니다. 공유회가 끝난 지 한참 된 지금까지도 주위 분들이나 작가님들이 언급할 정도예요.
(베이) 맞아요. 제가 또렷하게 기억 나는 한 순간이 있는데, 이지가 먼저 '당분간 내가 아예 같이 클럽 일을 같이 하는 것으로 하자'고 말했을 때였어요. 이지의 도움이 필요해서 먼저 연락했지만, 금전적인 대가를 줄 수가 없었기 때문에 이지에게 더 큰 역할을 요청할 수는 없었어요. 그 부분이 계속 조심스러웠죠. 그런데 이지가 먼저 더 큰 책임을 갖고 더 깊게 관여해서 일하겠다고 해준 거예요. 고맙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어요.
(이지) 이건 아직 베이한테 못한 얘기인데, 사실 커뮤니티 기획자 양성 프로그램에 참여할 때 초반에는 '껍데기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베이가 준비하고 만들어 온 커뮤니티에 대해서 전해 듣기만 하고 그 자리에 가서 베이가 했던 말들을 똑같이 전달만 하고 있었거든요.
베이가 제게 많이 물어봤던 말이 '이 일을 함께 하면서 이지가 얻어갈 것이 확실히 있으면 좋겠다'는 거였어요. 그래서 이 활동을 통해 제가 제대로 성장하려면, 그저 전달만 하는 게 아니라 302크래프터스클럽을 더 적극적으로 같이 하면서 내 커뮤니티라고 생각하고 키워야겠더라고요. 그래서 베이한테 더 깊게 관여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 하게 됐어요.
(이지) 저는 커뮤니티 기획자로 성장하고 싶고 실제로 되는 커뮤니티를 빠르게 만들어 보고 싶은데, 베이가 302크래프터스클럽에 확신을 갖고 있는 게 느껴졌어요. 그 확신이 ‘이거 진짜 될 건가보다’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어줬어요. 클럽과 연관되어 있는 공예 작가님들을 몇 분 만나 이야기 나눠봤을 때에도 그 분들이 이 클럽의 소식을 기대하고 있고, 클럽과 함께 하고 싶어하고, 클럽에 '실체가 있다'고 여기고 있더라고요. 그만큼 니즈가 있는 커뮤니티라면 진짜로 금방 잘 키워 볼 수 있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더 302크래프터스클럽을 잘 해보고 싶다는 적극적인 마음이 생겼어요.
어디 포럼을 가서 흥미로운 레퍼런스를 보면 '이걸 우리 클럽에다가는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되더라고요. 또 누군가에게 저를 '커뮤니티 빌더'라고 소개한 다음 어떤 커뮤니티를 만드냐는 질문을 받으면 클럽 이야기를 해요. 그렇게 했을 때 협업을 제안 주시는 분들도 몇몇 있었어요. ‘그런걸 보면 앞으로 클럽에서 할 수 있는게 더 많겠다.’ 싶은 생각이 들어요.
(베이) 뭐야. 감동.
[302크래프터스클럽]이라 이름 붙인 커뮤니티, 그리고 이를 시작점으로 해 펼쳐진 사업이나 서비스의 이야기가 다큐멘터리처럼 기록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보는 이에게 벅찬 마음을 갖게 하는 몇몇 회사의 다큐멘터리가 그러했듯 전문 취재원을 붙이는 건 지금으로선 불가능한 일이니, 가상의 취재원이 클럽의 활동을 따라다닌다고 생각해 보기로 했다. 그는 이 활동을 지켜보며 질문을 던지고 난 거기에 답한다. 그 내용을 정리해 때마다 공유한다. 부디 이 기록이 진짜 영상으로 남긴 레코드를 돌려보듯이 생생하게 다가갔으면 한다.
(베이) 저 하고 싶은 얘기 더 있는데, 화장실 좀 다녀 올게요.